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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업계에 따르면, 티앤엘 안성공장은 이달 들어 250억원 규모의 공장증설을 개시했다. 1차 공장증설이 완료된 지 불과 6개월 만이다. 앞서 티앤알은 지난 6월 1차 공장증설을 완료하면서 기존 500억원 규모의 설비가 75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2차 증설이 완료되면 공장의 연간 생산규모는 1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티앤알은 트러블 패치 제조사다. 트러블 패치는 과거엔 피부과에서 점 제거시술 이 후 회복용으로 활용했으나, 현재는 여드름, 주름, 미백 등 미용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티앤엘 매출액은 2019년 327억원 → 2020년 406억원 → 2021년 719억원 → 올해 888억원 순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7억원 → 96억원 → 223억원 → 302억원 순으로 매년 급성장했다. 티앤엘의 지난 4년간 연평균 수출 성장률은 60%에 달한다.
◇ 고객사 피인수로 미국·유럽 유통망 확대
내년에도 티앤엘의 고속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다. 티앤엘의 최대 고객사였던 ‘히어로 코스메틱스’(Here cosmetics)가 ‘처치앤드와이트’(Church&Dwight, C&D)에 인수됐기 때문이다. C&D는 암앤해머(Arm&Hammer) 등 14개 소비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북미와 유럽에 탄탄한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티앤엘 관계자는 “C&D는 미국 시가총액만 2조원 규모로 전체 매출의 60%를 미국 내수시장, 40%를 유럽시장에서 각각 거둬들이고 있다”면서 “반면 히어로는 북미 온라인 시장에 집중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C&D의 히어로 인수는 미국 오프라인 시장과 유럽 유통망에 진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앤엘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액의 43.7%를 히어로 코스메틱스를 통해 만들어냈다. 티앤엘이 히어로에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납품한 ‘마이티 패치’(Mighty Patch)는 현재 아마존닷컴 뷰티앤퍼스널케어 부문 판매 1위다. 그 결과, 티앤엘의 미국 수출액은 2018년 16억원에서 지난해 308억원으로 치솟았다. 이번 히어로의 C&D 피인수로 티앤엘의 외형성장에 더욱 힘을 실릴 것이란 관측이다.
태앤엘은 지난 3월 히어로와 3년간 9000만달러(1177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9000만달러는 ‘최소 판매 의무’로 명시된 보장 계약 액수이고, 실제 공급량은 이보다 늘어날 것이란 것이 티앤엘 측 설명이다.
◇ 가격 아닌 기술 우위로 성장
티앤엘의 뛰어난 기술력도 고성장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티앤엘 관계자는 “트러블 패치는 제작 소재인 하이드로콜로이드는 10가지 원료 물질을 배합해 만든다”면서 “이 물질을 어떤 비율로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제품 간 편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티앤엘은 2007년부터 하이드로콜로이드를 제조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자체 비교실험 결과, 티앤엘의 트러블 패치는 △흡수력 △접착력 △상처치유능력 △상처치료기간 등에서 경쟁사 대비 비교 우위를 보였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그는 “티앤엘의 트러블 패치는 현재 미국 아마존닷컴에서 가장 비싼 가격대에서 팔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티앤엘은 1998년 설립돼 1999년 세계 최초 친환경 골절치료용 고정재를 개발해 이듬해부터 존슨앤존슨에 공급했다. 2004년엔 골절치료용 고정재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획득했다. 2007년엔 국내 최초로 하이드로콜로이드 드레싱을 개발했다. 티앤엘이 고성능 소재 기술과 상처치료재 부부문에서 오랜기간 글로벌 수준의 기술을 축적했단 얘기다.
제품군 확대도 시장에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티앤엘은 올해 1분기 노우즈 패치, 2분기 페이스 패치와 마이크니들 등의 신제품을 각각 출시했다. 이 외에도 지혈재를 개발·출시하며 상처치료제 제품군 강화를 꾀하고 있다. 지혈재는 치료범위에 따라 2등급~4등급으로 분류된다. 티앨엘은 지난해 2등급(체외출혈용), 올해 3등급(비강 출혈) 지혈재를 각각 출시했고, 내년에 4등급(체내 출혈) 지혈재를 내놓을 예정이다.
해외 시장 공략은 ODM 일변도에서 벗어나겠단 계획이다. 그는 “매년 매출 20% 성장을 목표로 매출처를 다양화하겠다”면서 “구체적으로 미국에선 대형 유통망 제휴업체와 전략적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럽에선 상처치료재 업체와 전략적 관계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