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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마이크로바이옴 시간… '폭풍성장' 예고

석지헌 기자I 2022.12.09 10:10:39

美 세레스, 6개월 만에 주가 126% 폭등
미개척 분야서 신약 성과 기대감 반영
시장 규모 달라질 듯…국내 업체도 수혜
"허가 가이드라인 정립에 의미"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최초로 승인받으면서 관련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신약 개발 업체들도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성장과 허가 가이드라인 정립 등 수혜가 기대된다.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시장 규모 전망.(자료= 프로스트앤드설리번)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세레스 테라퓨틱스는 내년 4월 경구용 제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품(FDA) 허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세레스 주가는 지난 6월 16일 2.75달러에서 6일 종가 기준 6.23달러로 6개월여만에 126.5% 급등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스위스 제약사 페링 파마슈티컬스가 인수한 리바이오틱스(Rebiotix)는 FDA로부터 재발성 장질환(Clostridioides difficile Infection, CDI) 치료제 ‘레비요타(Rebyota)’를 승인 받았다. 세레스는 지난 10월 25일 경구용 CDI 치료제 ‘SER-109’에 대해 BLA(생물학적제제 품목허가 신청서) 허가를 신청했다. 최종 결과는 내년 4월 26일 받아볼 예정이다. SER-109는 임상3상에서 CDI 재발률을 위약 대비 30.2% 감소시켜 유효성을 입증했다.

첫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출시로 관련 시장의 성장도 기대된다. 실제로 자가면역질환이나 면역항암제 등 새로운 섹터에서 첫 신약이 출시된 후, 관련 시장은 일제히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자가면역질환 분야의 첫 의약품은 얀센의 TNF-α 저해제 계열 약물인 ‘레미케이드’다. 1998년 출시됐으며 이후 암젠의 ‘엔브렐’, 애브비의 ‘휴미라’ 등도 차례로 승인받으며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렸다. 현재 자가면역질환 의약품의 전체 매출 규모는 879억 달러(약 116조원)다. 면역항암제 분야에서는 미국 제약사 머크(MSD)의 ‘키트루다’가 2014년 최초로 승인받았다. 현재 면역항암제 전체 매출은 1020억 달러(약 134조원)에 달한다. 노바티스의 세계 최초 CAR-T 세포 치료제 ‘킴리아’도 2017년 출시 후 당시 7200만 달러(약 951억원)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가 현재는 1조원을 상회한다.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성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시장은 2023년 2억6900만 달러에서 2029년 13억7000만 달러로 연평균 약 31.1% 성장할 전망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실제로 약이 된다는 공식적인 근거가 만들어진 만큼, 허가 가이드라인도 보다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 동안은 불분명했던 작용기전(MoA)이 명확해지면서 임상 디자인이나 생산 등 허가 과정에서 참고할만한 메뉴얼이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놈앤컴퍼니(314130)고바이오랩(348150) 유한양행(000100) 관계사 에이투젠 등이 개발을 진행 중이다.

서근희·정동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고바이오랩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첫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치료제 출시는 임상 디자인부터 임상시료 사용허가(CMC 승인), 생산 등 허가 가이드라인 정립에 의미가 있다”며 “향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이 확대되고 국내 개발 업체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짚었다.

정부도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 2023년부터 10년 간 1조1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지난 4월 29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 지원을 위해 마이크로바이옴 제품화 지원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투자 근거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의약품 시장 내에서는 글로벌 선두그룹과 국내 기업 간 기술 격차가 크지만, 새롭게 등장한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내에서는 좁다”며 “현재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 역시 임상 2상 또는 1상 진행 중인 만큼 적극적 투자로 격차 축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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