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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바이오업계에서는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가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했던 공약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 대표는 당시 올해 10월 31일까지 엔젠시스 임상이 성공하거나 헬릭스미스가 주당 10만원에 도달하지 않으면 보유 주식 전량을 회사에 출연하겠다고 약속했었다.
◇ 약속의 날…엔젠시스 임상 성공·주가 10만원 둘다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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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결과론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김 대표의 공약은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궤변이었다”며 “엔젠시스 임상 3상이 성공한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가 그 만큼 오를 것이라는 보장은 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약속은 엔젠시스의 DPN 임상 3-2상이 이미 종료됐을 것을 전제로 한 것이기도 했다. 당시 헬릭스미스는 올해 상반기 해당 임상 3-2상이 종료돼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임상 3-2상 완료 목표 시점은 올해에서 내년으로 미뤄진 지 오래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6월 해당 임상의 탑라인 결과를 내년 3월까지 내놓겠다고 밝혔다. 올해 6월에 끝났어야 할 중간 발표가 7~8월로 미뤄진데 이어 내년 2월까지로 또 연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김 대표는 보유 주식 전량을 출연하진 않을 전망이다. 김 대표는 지난 6월 바이오USA에서 주주들이 3회에 걸쳐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기 때문에 해당 공약이 무효화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 대표와 회사 측은 공약 관련해 말을 바꾼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 대표가 회사의 임상과 중요한 사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약속이었다는 이유에서다.
◇ 임상 일상 지연으로 상업화 수익 감소 우려
엔젠시스 임상 일정이 지연되면서 상용화에 따른 수익성이 쪼그라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의 DPN 임상과 관련해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유전자치료에 대한 특허를 2018년 1월에 등록했다. 해당 특허의 국제출원일자는 2012년 3월27일이다. 통상적으로 국제출원일자를 기준으로 20년간 특허가 유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특허의 잔여기간은 10년이 된다.
헬릭스미스가 엔젠시스 임상 3-3상을 내년에 시작해 2024년 임상을 마무리하고 202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한다고 전제하면 남은 특허기간은 7년이 된다. 이는 임상 3-3상 진행과 신약 허가 획득까지의 기간을 최대한 신속하게 전제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특허 기간이 더 짧아질 가능성이 높다.
헬릭스미스는 이를 염두에 두고 특허군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외부에서 보기에 특허 기간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생길 수 있다”면서도 “특허 관련해서는 멈춰있지 않고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3월 FDA로부터 자체 개발 공정·제형에 대해 임상 사용 승인을 받은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회사 측은 자료독점권(Data Exclusivity) 제도를 활용하면 12년간 데이터에 대해 독점권을 부여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상용화가 된 이후에도 오랜 기간 시장에서 독점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전망이다.
◇ 내년 말 외부 자금 조달 필요성 ↑
일각에서는 임상 3-3상 개시가 미뤄지는 게 연구개발비에 대한 부담 때문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임상 3-2상 결과를 바탕으로 자금 조달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서다.
헬릭스미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에스크로(939억원)와 현금성자산(334억원)을 포함해 1273억원의 자금 여력이 있다. 헬릭스미스의 최근 3년간 판매관리비는 418억원, 578억원, 496억원이었다. 매년 약 500억원씩 판관비가 집행될 경우 2024년 상반기에 자금난에 봉착하게 된다. 따라서 내년 말에는 자금 조달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헬릭스미스 측은 “내년 말까지 진행 중인 연구개발(R&D)과 임상 관련해 현금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이는 그동안 추가적인 수입이 전혀 없을 경우를 가정한 것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 있을 수 있는 파트너십이나 투자 여건에 따라 자금 조달이 필요한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