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한 에스티큐브 美대표 “성공 120% 확신...세상을 뒤집어놓겠다”

김지완 기자I 2022.07.15 08:00:19

유승한 에스티큐브 미국법인 대표 겸 CSO 인터뷰
기존 면역항암제 한계 극복한 바이오마커 발견
키트루다 약발 안 듣는 환자에게도 효능 확신
연내 글로벌 톱10 제약사에 기술수출 자신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이 약이 성공하면, 세상이 뒤집어집니다. 성공은 100%를 넘어 120% 확신합니다”.

유승한 에스티큐브 미국법인 대표 겸 연구개발 총괄책임자(CSO)가 지난 6일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유승한 에스티큐브 미국법인 대표이사 겸 CSO(연구개발 총괄책임자)가 면역항암제 hSTC810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hSTC810은 차별화된 효능으로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을 삼분할 하고 있는 키트루다·옵디보·티센트릭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1일 에스티큐브(052020)에 따르면, hSTC810은 현재 미국과 국내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에스티큐브는 지난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hSTC810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면역관문억제제는 면역기능을 회피하는 인자를 차단한다. 이로써 환자는 면역기능을 회복하게 되고 암 치료를 도모한다.

이데일리는 hSTC810 개발을 진두지휘해 온 유승한 에스티큐브 미국법인 대표를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만났다. 그는 hSTC810 국내 임상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3주간의 일정으로 한국에 들어왔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면역항암제 hSTC810과 바이오마커 BTN1A1 설명에 상당시간을 할애했다.

◇ 면역항암제 효능 극대화하는 ‘부스터’ 발견

유 대표는 “키트루다·옵디보·티센트릭 등 면역항암제는 인체 면역시스템 재활성화로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면서 “문제는 폐암, 방광암 등 고형암 전체 환자 가운데 면역항암제 약발이 듣는 환자는 20%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암세포는 면역공격을 회피하기 위해 면역체크포인트(면역관문) 단백질을 발현한다. 면역체크포인트는 암세포 파괴를 방해하는 단백질인 셈이다. PD-1·PD-L1도 대표적인 면역관문 물질로, T세포 기능을 무력화시켜 암세포를 보호한다.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을 휩쓸고 있는 키트루다·옵디보·티센트릭은 모두 PD-1·PD-L1 인자를 타깃으로 한다. PD-1·PD-L1 단백질 생성을 차단해 암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PD-1·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환자는 전체 암환자 가운데 20~30%에 불과하다. PD-1·PD-L1 발현되지 않는 암환자에겐 천하의 키트루다도 약발이 전혀 듣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에스티큐브는 PD-1·PD-L1을 뛰어넘는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 유 대표는 “암세포에 강력한 화학 항암제를 투여하거나, 방사선을 쬐면 체내 면역반응과 함께 면역관문 단백질이 생성된다”면서 “극한의 상황에 몰린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면역관문 단백질이 바로 BTN1A1이고, 에스티큐브가 최초로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쥐도 벼랑 끝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 듯, BTN1A1은 암세포가 강력한 공격으로부터 내놓는 최후의 필살기라고 비유했다. 유 대표는 BTN1A1은 모든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마스터 키’라고 치켜세웠다. 실제 동물실험에서 암세포를 보호하고 성장을 도모하는 BTN1A1을 제거하자 암세포가 말끔히 사라졌다.

◇ 이대로면 키트루다 2배 시장 ‘꿀꺽’

암세포가 숨겨놨던 최후의 생존 보루인 ‘BTN1A1을 찾아낸 성과는 상당했다. 유 대표는 “PD-1·PD-L1이 발현되지 않는 암환자에게 BTN1A1이 발현되는 특징이 있다”면서 “대부분 암에서 높은 비율로 BTN1A1이 발현됐다. 특히 PD-1, PD-L1 발현율이 낮아 면역항암제를 쓸 수 없었던 암 환자에게 특히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PD-L1 시장이 20~30%면, BTN1A1은 70~80% 시장으로 우리가 메이저”라며 “모든 암에서 BTN1A1 발현율이 PD-L1보다 높다는 점에서, BTN1A1이 보다 상위의 면역체크 포인트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BTN1A1 발현율은 비소세포폐암 54%, 두경부암 46% 식도암49%, 방광암 38%, 난소암 65%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PD-L1 발현율은 비소세포폐암 33%. 두경부암 25%, 식도암 37%, 방광암 21%. 난소암 5% 등이다. 전체 평균 발현율은 BTN1A1은 51.8%, PD-L1이 26.8% 수준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 자료에 따르면 키트루다는 지난해 137억달러(16조15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 “연내 기술수출 계약...‘로열티’에 중점”

hSTC810 기술수출 소식은 임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유 대표는 “키트루다와 같은 면역항암제 라인업을 가지지 못한 글로벌 톱10 제약사와 기술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면서 “안전성 검증을 넘어서면 상업화 가능성이 높고, 글로벌 시장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기때문에 계약금보단 로열티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키트루다처럼 단순 품목허가를 넘어, 적응증 확대와 더불어 1~2기 암환자까지 타깃을 확대할 제약사가 계약 유력 파트너라고 귀띔했다. 유 대표는 “hSTC810 개발은 끝났고 안전성 검증도 마무리 단계”라며 “성과 도출까지 거의 다 왔다. 혁신적인 면역항암제 개발 성공으로 대한민국 바이오사에 한 획을 긋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 대표는 연세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텍사스 A&M대학교에서 생화학·생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조지아주립대 의과대 강사, 조지타운대 방사선의학과 교수를 거쳐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방사선 병합치료 신약개발부 부서장으로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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