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출마가 사실상 무산된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작금의 상황을 이 같은 사자성어로 비판했다. 출마 자격이 미진했다는 반박 속에, ‘청년 정치’를 이용하기만 했던 민주당 과거의 역사가 되풀이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특히 “민주당이 저를 쓰고 버리는 것은 상관없다”고 적은 대목에서는 박 전 위원장의 민주당에 대한 인식이 엿보인다. 민주당이 그간 청년들을 어떻게 정치에 활용하고 폐기했는지 그 반복된 역사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박 전 위원장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진 전 교수는 “선거 때는 2030에 어필하기 위해서 2030 젊은이들을 잔뜩 데려다 놓지 않았나. 선거 끝난 다음에 다들 어떻게 됐나. 다 찬밥”이라고 기성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당 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박 전 위원장을 민주당 비대위는 민주당 당규에 의거해 막아섰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최소 6개월 전 입당해 12개월 이내 6회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만 피선거권을 갖는다. 박 전 위원장의 입당 시점은 지난 2월로 피선거권을 확보하기에 부족하다.
‘당무위의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지만 당무위 역시 일사천리로 박 전 위원장의 피선거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규정을 확고하게 지키는 것 같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 지난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당규’를 넘어 ‘선거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청년 정치를 핍박했다.
|
하지만 민주당은 비례대표 13번까지만 당선시키면서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고 망신만 당했다. 법까지 어기며 청년 정치를 좌절시켰던 민주당은 이번에는 당규의 엄정함을 이유로 다시금 청년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19대 국회에서 민주당 청년비례대표로 ‘배지를 달았던’ 김광진·장하나 전 의원도 모두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천에서 제외됐다. 박 전 위원장에 앞서 역대 최연소 민주당 최고위원에 올랐던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 역시 자연인으로 돌아간 상태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의회정치가 청년 정치인을 양성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전반적인 정치문화가 정착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선거 때마다 단발적으로 청년층에게 호소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이라며 “지방정치부터 중앙정치까지 발돋움하는 시스템을 갖춘 유럽과 같은 공식화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