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건강기능식품 안전관리 강화...국내 업계 영향은?

김진호 기자I 2022.06.01 08:30:33

건기식용 원료는 고시형과 개별 인정형 등 두 가지
개별인정형 원료는 사실상 신약...미국서 'NDI'로 불려
美, NDI 새제품 출시 전 안전 정보 표시 강화 방침
업계, "국내외서 미국 기조 이어갈 가능성 있어"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세계적으로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이 크게 확대되는 가운데 안전 정보 고지 의무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건강기능식품의 안전정보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기조가 국내외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미국, NDI 포함 ‘건기식’ 출시 앞서 안전 정보 검토 방침 발표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신규식품원료’(NDI)가 포함된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하려는 업체가 안전 정보를 자체적으로 보강할 수 있도록 추가 기간을 부여한다는 ‘건강기능식품 관리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카라 웰치 FDA 식품안전 및 영양응용센터 총괄은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안전 정보가 제대로 담기지 않은 채 NDI가 들어간 신규 제품의 판매를 요청서를 고지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명확한 정보를 넣은 판매 요청서를 받아, 출시 전부터 업체들이 스스로 안전 정보에 대한 고지 의무를 강화하도록 만들려는 조치다”고 설명했다.

FDA나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각국 의약 당국은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를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바로 ‘고시형 원료’와 ‘개별 인정형 원료’다. 앞서 나온 NDI는 국내에서 쓰는 개별 인정형 원료와 같은 의미를 지닌 용어다.

식약처에 따르면 고시형 원료는 ‘건강기능식품 공전’에 등재된 원료이며, 국내에는 약 95종이 포함돼 있다. 반면 개별 인정형 원료는 새로 개발된 건강기능식품용 원료다. 현재 까지 국내에는 약 200여 종의 개별 인정형 원료가 승인됐다. 이 경우 출시 후 6년간 해당 원료에 대한 독점 판매권을 개발 업체가 보유하게 된다.

건강기능식품 개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개별 인정형 원료 승인을 받으면 포장지에 넣는 안전 정보 등에 대해서는 식약처가 추가로 검토하는 절차를 요구하진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이 이런 검토 절차를 거쳐 보다 안전하게 건강기능식품을 관리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 같다. 관련 기조가 국내외로 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미국 식품의약푹(FDA)이 신규식품원료(NDI)로 인정한 코스맥스엔비티의 피부 건강 개선용 건강기능식품 ‘아가트리’(왼쪽)와 GC녹십자웰빙의 관절 건강 개선용 ‘조인시스트’.(제공=각 사)


◇“NDI는 해외 진출 및 국내 건기식 제품 경쟁력 방증”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전년 보다 2.4% 증가한 약 5조 454억 규모다.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국의 NDI 인증은 어렵지만, 타제품을 뛰어넘을 가장 확실한 차별화 요소로 작용한다.

지난해 9월 코스맥스엔비티(222040)의 피부 건강 개선용 건강기능식품 ‘아가트리’(Agatri)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NDI로 등재됐다. 회사 측은 한국을 넘어 미국, 중국, 호주 등 글로벌 시장에서 아가트리를 출시할 예정이다. NDI 등재를 아가트리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것이다.

또 GC녹십자웰빙은 같은 시기 식약처로부터 자사가 개발한 관절 건강 개선용 천연물 원료인 ‘구절초추출물’을 개별인정형 원료로 승인받았다. 2달 뒤인 11월에는 FDA가 이 물질을 NDI로 인정했다. 지난 4월 회사 측은 구절초추출물이 들어간 건강기능식품 ‘조인시스트’(Joinsist)를 국내에서 출시했다.

이밖에도 GC녹십자웰빙은 2019년 위 보호용 천연물 원료 ‘인동덩굴꽃봉오리추출물’을 개별 인정형 원료로 승인받았으며, 이듬해 관련 제품 ‘위엔’을 국내에서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2012년에 연구를 시작한 구절초추출물은 국내에서 개별인정형 원료 인정을 받는 데 9년이 걸렸다. 물질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약 4~7년 정도 소요된다”며 “미국의 NDI로 인정받기 위한 심사시간에 대한 명확한 분석자료는 없지만, 전체 신청 건수 중 약 15% 정도만 통과될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FDA의 NDI 인증을 받는 것 자체가 그 물질의 안전성과 효과를 일정 부분 보장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기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당장 우리 물질을 미국에서 출시할 계획은 없으며, 미국 내 NDI 제품 출시와 관련한 가이드라인 변화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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