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공동 사업으로 진행한 성남 대장지구 SPC의 경우 대표적인 PFV다. PFV는 부동산 개발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설립하는 서류형태로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다. 사업 추진시 자금조달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금융기관이 5% 이상 지분을 투자해야 한다. 아울러 자산관리를 위해 운용사 등 자산관리회사(AMC) 등이 참여해야 한다.
대장지구의 경우 지난 2015년 공영개발 추진을 결정하며 민관합동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 뜰’을 만들어 사업을 추진했다. 이 SPC는 PFV 형태로 성남도시개발공사(지분 50%)와 하나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하나은행(14%) 국민은행(8%) IBK기업은행(8%) 동양생명보험(8%) 하나자산신탁(5%)과 시행사인 화천대유(1%)와 자회사인 사모펀드 천화동인 1~7호(SK증권 특정금전신탁·6%)가 각각 출자했다.
개발 초기사업인 땅 조성사업 및 인허가, 이를 위해 자금을 끌어 모으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작업은 모두 화천대유가 맡았다. 사실상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는 개발이익을 가져가기 위해 배당 우선권은 없으나 이익 발생시 대부분을 가져갈 수 있는 보통주 형태로 참여했고, 나머지 출자사들은 투자 지분 만큼 배당을 받아가는 우선주 형태로 참여시켰다.
납입자본금 총 50억원인 ‘성남의 뜰’ 지분은 우선주와 보통주로 나뉜다. 우선주는 성남도공(53.76%)과 하나은행(15.06%), 국민은행·기업은행·동양생명보험(각 8.6%), 하나자산신탁(5.38%) 등이다.
시행사 한 관계자는 “보통주는 시행 이익을 가져가기 위해 사업 주도권자가, 우선주는 큰 역할이 없이 숟가락만 얹이는 경우 설정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시중은행의 PFV 참여는 이제 흔한 투자방식이라고 보고 있다. 단순대출이나 이자와 수수료를 받는 PF보다 배당율이 높기 때문이다. 대장지구 PFV로 참여한 한 은행 관계자는 “도시개발사업에서 금융사들이 컨소시엄을 꾸려서 들어가는 건 일상적”이라며 “가장 많이 알려진 PF 대출은 쉬운 업무에 속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리 한강변 개발사업에선 산업은행이 15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다. 평택 현덕지구 개발사업의 경우 대구은행 컨소시엄이 경기주택도시공사 및 평택도시공사 등과 지분을 나눠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를 설립해 진행하는 방식이다.
다만 잘못 투자시 손실을 입기도 한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개발 사업에는 부산은행이 참여했다. 부산은행은 이 사업의 시행사인 ‘LCT PFV’가 2008년 출범할 당시 지분 6%를 가진 주주로 참여했다. 부산은행의 참여는 성공적이진 못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8년 부산은행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영업 중 신규취급 업무 3개월 정지와 함께 임직원에 대한 문책경고와 정직, 주의 등을 의결했다. 부산은행이 LCT PFV 관계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허위로 여신 심사서류를 작성하고 신설법인 우회 대출을 취급한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도시개발사업은 이익이 남는데 판교 대장지구는 민관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보니 가장 안정적인 PFV로 평가받았다”며 “재무적투자자로 3개 컨소시엄이 당시 경쟁했다는 것만 봐도 사실상 리스크가 거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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