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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주식투자를 위해 낸 빚을 의미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최근 8거래일 연속 증가하며 최대치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8거래일 연속 증가하며 전 거래일보다 165억원 증가한 24조6143억원 어치를 기록,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시장 융자는 전거래일 대비 194억원 증가한 반면 코스닥 융자 잔고는 30억원 감소했다.
◇ 후행지표는 최대치 랠리 찍는데, 독립변수 격인 지수는 횡보 중
문제는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는 후행지표와는 달리 독립변수 격인 지수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6일 종가 기준 3300선을 일시적으로 돌파하긴 했지만 이내 내림세를 지속하며 3200선 초반까지 떨어졌다. 지난 9일에는 장중 3100선 후반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겨우 3200선을 사수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지수가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파죽지세 격인 후행지표의 증가세가 지속되기 어려워 보이는 주된 배경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월간 종가 기준으로 보면 8개월째 오른 만큼 시장이 숨고르기 장세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는데 3200~3400사이를 오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긴 조정 가능성은 그렇게 높아보이지 않지만, 코로나19 이후 추가적인 경기회복 기대감이 있어야 하는데 추가 모멘텀이 발생할 부분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나오는 국내 수출 지표 역시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성장률에 대한 고민이 있는데 작년 말미부터 올 2분기까지는 성장률이 좋았지만 이후에도 계속 그렇게 될 수 있는지가 의문”이라며 “한국 수출지표만 봐도 지난해 11월부터 6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이었는데 12일 기준 이달 수출 지표를 보면 10%대로 기울기가 조금씩 꺾이고 있다”고 짚었다.
◇ 코스피는 두산중공업·하이브·카카오…코스닥은 카카오게임즈 ‘TOP’
신용융자잔고가 최고치 랠리를 달린 기간(지난달 30일~지난 9일) 투자자들은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이른바 투기성 추종매매의 전형을 보여줬다.
코스피 시장에서 신용융자잔고가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은 389억5700만원이 오른 두산중공업(034020)이었다. 뒤이어 하이브(352820)(344억500만원), 카카오(035720)(329억5100만원), 삼성전자(005930)(309억7300만원)으로 원자력과 엔터, 플랫폼 등 테마 대장주들에 집중 투자를 보여줬다.
코스닥 시장에서 신용융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카카오게임즈(293490)로 무려 481억4300만원 증가하면서 전체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전거래일 코스닥 시가총액 2위를 차지했지만 이날 5% 넘게 하락하며 다시 3위로 내려왔다.
카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치를 보여준 종목은 같은 게임 업종인 펄어비스(263750)였다. 펄어비스의 신용융자는 같은 기간 103억500만원 증가했는데 지난달 29일 주가가 20% 넘게 오른 이래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바이오니아(064550)(88억1500만원), 서린바이오(038070)(75억8000만원)으로 바이오 종목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지수가 향후 박스권 내지 숨고르기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빚내서 하는 투자에 주의가 당부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융자가 지수 후행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숨고르기 또는 횡보가 예상되는 와중에 신용을 사용해 레버리지 투자에 나선다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