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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한 한·미 동맹 확인 재확인
이번 순방의 최상단에는 한·미 동맹 확인이 자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미국의 정치 권력이 이동한 상태에서 여전한 한·미 공조 확인이 최우선 과제였다. 문 대통령이 순방 첫 일정으로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에 나선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합도 잘 맞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전쟁 참전용사 랄프 퍼켓 예비역 대령에 대한 명예훈장 수여식에 외국정상을 초대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70년 한미 동맹의 역사가 고스란히 드러난 일정이었다. 문 대통령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큰 명예와 영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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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판문점 선언 기초 성과…대북 대화 여부는 미지수
공고한 한미 동맹 속에 대북 정책에 대한 호흡도 맞췄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한·미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목표로 설정하고, 목표달성을 위한 수단은 외교·대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더욱이 양 정상이 대북 정책에 있어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에 기초해 북한과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보인 점은 큰 의의가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에 한국이 많이 기여하지 않았나”라며 “남·북 관계에 대한 존중과 인정의 뜻”이라고 해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성 김 주인도네시아 대사를 대북특별대표로 깜짝 임명한 사실도 호재다. 김 특별대표는 과거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역할을 하고 북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직전에 알려준 깜짝선물”이라며 “대북 비핵화 협상을 더 우선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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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인식도 아직은 호의적이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을 외교적으로 포용할 의사가 있다면서도 “김정은이 바라고 있는 국제적 인정을 부여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 이후에나 김 위원장을 만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다진 것이다.
◇백신 파트너십 구축…한미 경제 밀착
당장 급한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포괄적인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한 것도 성과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가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고, 보건복지부-SK바이오사이언스-노바백스 간 백신 개발 및 생산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세계 최고 글로벌백신생산 허브로 나아가게 정부가 역할을 다해달라”고 응원했다.
삼성·SK·LG·현대 등 문 대통령과 함께 미국을 찾은 4대 기업들이 총 400억 달러(44조원)의 통 큰 선물을 쏘면서 한·미 관계가 경제 동맹으로까지 발전할 기틀을 닦았다. 한·미 정상은 반도체, 친환경 EV 배터리, 전략·핵심 원료, 의약품 등 차세대 산업에 있어서 협력을 다짐했다.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 주지사가 “SK배터리를 장착한 포드F150 전기트럭을 기대하겠다”고 한 발언은 미래 한·미 경제 동맹의 한 단면을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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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가 주관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은 한미 경제인들이 대거 참석했는데도 이례적으로 대면 개최됐는데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이 행사에 대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의 결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기대한 것 이상이었다”라며 “미국이 우리의 입장을 이해하고 또 반영해주느라고 신경을 많이 써줬다”고 총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