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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시밀리용 ‘이미지센서’로 시작…IMF로 위기 겪기도
이미지센서는 일본의 소니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반도체 분야입니다. 이미지센서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한 시점은 ‘복사기’와 전송 기능을 추가한 ‘팩시밀리’ 등이 사무용 등으로 널리 보급되던 1980년대입니다. 특히 인터넷이 없던 당시에는 문서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팩시밀리의 중요성이 커져, 이미지센서가 팩시밀리 원가의 10%를 차지하는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여겨졌습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팩시밀리용 이미지센서 개발을 시작했고 1991년 9월, 삼성전자가 국내 최초로 개발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팩시밀리의 시대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PC의 보급 속도가 빨라지고 온라인 및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돼 이미지센서 수요는 팩시밀리와 복사기에서 디지털카메라 쪽으로 빠르게 옮겨갔습니다. 1990년대 후반 이미지센서 개발에 공을 들이던 회사는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000660))입니다. 당시 삼성전자는 이미 D램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던 때라 후발주자인 현대전자는 비메모리 쪽에 좀 더 관심을 가졌습니다.
IMF 외환위기가 터지기 불과 한 달 전인 1997년 10월, 현대전자는 CMOS(상보성 금속산화막 공정) 이미지센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합니다. 이 제품은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 CCTV, 휴대전화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이미지센서로 시장 확대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현대전자는 2000년 6월,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집중 육성, 전체 매출에서 비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을 3년 내에 10%에서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현대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하이닉스는 출범 얼마 뒤 그룹에서 분리, 비메모리 육성 계획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이후 LCD(액정표시장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을 연이어 분리 매각하는 등 심한 부침을 겪었고, D램 등 메모리에 역량을 집중하며 이미지센서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압도적 메모리 미세공정 기술…이미지센서에 활용해 경쟁력 확보
삼성전자는 2000년 CMOS 이미지센서 사업을 처음 출범시켰고 이듬해인 2001년 10월 고화질 CMOS 이미지센서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휴대전화의 강점을 활용해 카메라폰 시장을 공략했고 2007년엔 세계 최초로 90나노 공정 제품도 양산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이미지센서의 주요 수요처였던 DSLR(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 등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선 독자적 광학기술과 결합한 소니 등 일본 업체들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메모리에서 세계 최고의 미세공정 기술을 확보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며 이미지센서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춰나갔습니다. 이미지센서는 크기를 작게 만들수록 전자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간섭 현상’이 심해집니다. 이런 특성 탓에 소니 등 기존 이미지센서 업체들은 점점 작아지는 스마트폰용 카메라에 맞는 제품 개발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메모리의 셀 집적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트렌치’(깊게 파는 방식) 기술을 이미지센서에 적용해 반도체 격벽을 만들어 내부를 분리하는 ‘아이소셀’ 구조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이미지센서 출하량이 13억 1000만 개에 달하며, 전 세계에서 쓰는 이미지센서 3개 중 1개가 삼성전자 제품일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이데일리는 2년 전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사이클’이 막 시작됐을 무렵 모리모토 오사무(森本 修) 당시 소니코리아 사장을 인터뷰했습니다. 모리모토 사장은 1981년 소니에 반도체 연구개발(R&D)직으로 입사한 이후 반도체 관련 업무를 20년 가까이 경험한 인물입니다. 그는 소니의 이미지센서 경쟁력을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기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소니의 CMOS 이미지센서는 아날로그 기술인 CCD(전하결합소자)에서 유래했는데 1970년대 이전에 개발해 50년이 넘는 역사를 보유했다”며 “이미지센서는 디지털 신호를 전달할 때 아날로그 신호 기술이 아직 쓰이고 그 기술은 매우 중요하며 누구도 베낄 수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인 박용인 부사장은 이에 대해 “하나의 색도 다양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한국인은 태생적으로 아날로그 DNA를 가지고 있어 소니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며 “이미지센서는 2030년이 목표인 시스템 반도체 1위보다 더 빨리 가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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