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같지만, 실제 광주에서는 빌라 3채를 매입해 CCTV를 설치하고 비밀통로까지 만들어가며 도박판을 벌인 주부도박단이 무더기로 검거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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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모(58·여)씨는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빌라 2층 1채와 3층 2채를 잇달아 매입했습니다.
빌라 외부에 빼곡히 CCTV를 설치한 이씨는 2층 202호와 3층 302호를 계단으로 연결하고 3층 301호와 302호 사이에 사람이 기어가야 통과할 수 있는 공간을 뚫는 등 은밀한 비밀통로들을 만들었습니다.
약 한 달 뒤 이곳에 도박장을 연 이씨는 시간당 40여만원의 사용료를 받거나 딴 돈의 10%가량을 수수료로 받았습니다. 카드단말기를 설치하고 속칭 ‘카드깡’으로 도박자금을 마련해주며 6%의 수수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도박 참여자들은 대부분 40~60대의 주부였습니다. 4명씩 팀을 꾸린 이들은 100만원의 도박자금을 걸어두고 점당 2000원의 ‘고스톱’ 도박을 했습니다. 한번 시작된 도박은 한 사람이 약 200만원을 잃을 때까지 계속됐습니다.
빌라 내부에서 새어 나오는 화투장 소리에 수차례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지만 CCTV와 비밀통로 탓에 번번이 허탕을 치기 일쑤였습니다.
약 두 달간의 잠복수사로 내부 사정을 파악한 경찰은 지난달 27일 도주로를 모두 차단한 뒤 창문을 뜯고 현장을 급습했습니다. 뒤늦게 단속을 눈치챈 이씨와 도박 참여자들은 비밀통로를 기어 다니다가 모두 검거됐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이곳에서 수십억원대의 도박자금이 오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씨는 도박장 개장 혐의로 구속됐으며 참여자 12명은 모두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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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부산에서는 심야에 아파트에서 모여 수백만원 대의 도박판을 벌인 또 다른 주부도박단이 무더기로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부산 금정경찰서에 따르면 김모(57·여)씨 등 주부 8명은 지난달 9일 0시 15분쯤 부산 금정구 구서동의 한 아파트에서 높은 숫자의 화투패를 맞춰 2배의 돈을 가져가는 속칭 ‘아도사키’ 도박을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아파트 내에서 주부도박단이 상습도박을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을 급습, 이들을 도박·도박개장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현금 120만원과 전표 등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