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들 "정대경 이사장 거짓말 말고 사퇴해야"

장병호 기자I 2018.06.03 00:29:10

블랙타파 정대경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사퇴 촉구
성명 발표에도 정 이사장은 의혹 부인 사퇴 거부
블랙타파 "진상조사 따른 정당한 요구, 사죄해야"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조사 종합결과를 통해 드러난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선거 관건 개입 내용 일부.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연극인들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연루된 정대경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에 대한 사퇴를 다시 촉구했다.

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회복을 위한 연극인회의(이하 블랙타파)는 지난 1일 ‘정대경 이사장은 더 이상 거짓말 하지 말고 사퇴하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정 이사장에 대한 사퇴와 한국연극협회의 입장 표명을 재차 요구했다.

블랙타파는 지난 29일 한국연극협회에 정 이사장을 탄핵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정 이사장은 언론을 통해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자신의 의혹을 부인하며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고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자진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블랙타파는 “정 이사장의 이러한 입장은 이미 밝혀져 있는 사실을 왜곡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가 지난 7일 발표한 종합결과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 위원으로 있으면서 블랙리스트 실행을 묵인·방조하고 지원 배제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한국연극협회 선거 과정에 문화체육관광부예술위 등 관권을 개입시킨 혐의도 드러났다.

특히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선거 관건 개입은 김기춘 등 블랙리스트 재판과정에서 제출된 증거자료를 통해서 의혹이 제기됐던 사안이다. 지난해 9월 진상조사위가 발표한 대국민보고에서도 증거 자료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블랙타파에 따르면 이후 252명의 연극인이 정 이사장에게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으나 정 이사장과 한국연극협회는 이를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타파는 “블랙리스트 묵인·방조·협조 등의 행위도 문제적이지만 선거에 관권을 끌어들인 행위는 그 자체가 범죄행위”라며 “정 이사장이 자신의 당선을 위해 민간협회 독립성을 스스로 무너뜨린 파렴치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드러난 사실을 호도하며 기만하는 것은 연극계와 국민을 다시 한 번 모독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또한 블랙타파는 “정 이사장은 개인의 명예를 지키겠다고 이사장직을 유지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범죄사실이 드러날 때까지, 그리고 드러난 지금까지 최소한의 조직 쇄신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한국연극협회는 누구를 위한 협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 이사장이 더 이상 연극인의 대표라도 되는 양 행세하지 말라는 요구는 진상조사 결과 드러난 객관적 사실에 따른 후속 조치를 정당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 이사장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사죄하며 최소한의 책임이라도 다하는 것이 연극인으로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연극협회에도 “정 이사장의 범죄 사실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다시 한 번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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