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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안동호반나들이길은 월영교부터 법흥교까지 낙동강 가 산기슭에 난 2.14km 코스다. 안동호반나들이길의 시작지점은 월영교를 건너서 우회전해서 150m 정도 가면 나오는데, 월영교를 건너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월영교를 출발지점으로 봐야 한다. 길은 대부분 강가 산기슭에 놓인 데크로 되어 있다. 오르막 내리막 계단이 종종 나오지만 계단이 많지 않고 전체 구간이 짧기 때문에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월영교 건너편에 있는 석빙고와 선성현객사, 법흥교 건너편에 있는 임청각과 법흥사지칠층전탑 등 문화재를 함께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석빙고와 선성현객사
출발지점인 월영교는 주민들과 함께 만든 다리다. 다리 이름을 짓는데 주민에게 이름을 공모했다. 322개의 이름이 출품됐고, 그중 월영교가 채택됐다. 이 주변에는 예로부터 달골, 엄달골 등 달과 관련된 이름이 붙은 마을이 있었다.
월영교를 건너서 우회전해서 조금 가다보면 길 왼쪽에 석빙고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보물로 지정된 석빙고가 나오고 그 다음에 선성현객사가 있다.
석빙고는 보물 제305호다. 원래는 도산면 동부리 산기슭에 있었는데 안동댐을 만들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긴 것이다. 예안군 읍지인‘선성지’에 현감 이매신이 조선 영조13년(1737)에 사재를 털어 석빙고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낙동강에서 잡히는 은어를 왕에게 진상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석빙고를 지나면 ‘월영대’라는 글자가 새겨진 비석이 보인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2호다.
월영대를 지나면 바로 선성현객사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9호인 선성현객사는 조선 숙종38년(1712)에 현감 김성유가 개수했다고 한다.
◇낙동강 가 산기슭 길을 걷다
안동호반나들이길을 걷기 전에 안동의 보물을 먼저 돌아봤다. 석빙고에서 계단을 내려와 본격적으로 안동호반나들이길을 걷기 시작한다.
일기예보에 없는 먹구름이 안동댐을 덮었다. 그리고 서서히 낙동강을 따라 밀려온다. 먹구름에서 내리는 비가 안개처럼 뿌옇다. 물 알갱이가 공중에서 흩날리는 것 같다. 먹구름이 월영교 위 하늘을 지나 점점 낙동강이 흐르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드디어 안동호반나들이길에도 비가 내린다. 숲이 젖고 젖은 숲에서 길로 빗물이 떨어진다. 비를 맞으며 걷는다.
멀리 단풍 물든 나무가 비에 젖는다. 비에 젖은 잎은 단풍의 색을 더 선명하게 발산한다. 강가에 선 나무들은 단풍으로 계절을 말하며 수런댄다. 지난 여름 뜨겁게 잘 살아냈다고, 그래서 이렇게 아름답게 빛날 수 있다고...
물비린내 나는 강가 길을 걷는 동안 온 몸이 비에 다 젖었다. 젖을수록 빛나는 건 단풍 물든 잎새 만이 아니었다.
◇임청각과 법흥사지칠층전탑
도착지점인 법흥교 앞에 서서 강 건너편 산기슭에 있는 한옥 건물을 바라본다. 임청각과 안동 고성 이씨 탑동파 종택, 그리고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이다. 법흥교를 건너면 건널목이 나온다. 건널목을 건너서 우회전해서 조금만 가다보면 굴다리가 나온다. 굴다리를 지나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면 임청각이다.
임청각은 보물 제182호다. 중종10년(1515)에 형조좌랑을 지낸 고성 이씨 이명이 지은 집이다. 원래는 99칸 집이었는데 지금은 70여 칸만 남았다. 독립운동가이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의 생가다. 그의 아들과 손자 등 삼대에 걸쳐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곳이다.
임청각을 지나면 국가민속문화재 제185호인 안동 고성 이씨 탑동파 종택이 나온다. 안동 고성 이씨 탑동파 종택의 본채는 조선 숙종30년(1704)에 좌승지 이후식이 지었다.
고성 이씨 탑동파 종택 앞에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이 있다. 이 탑은 국보 제16호다. 탑의 높이가 16.8m다.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에 법흥사를 건립하면서 탑을 만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법흥사의 모든 건물이 없어지고 이 탑만 남았다.
안동호반나들이길을 다 걷고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이 보다 좋은 곳이 또 어디 있으랴!
◇여행메모
△코스경로= 법흥교~월영교
△거리 = 2㎞
△소요시간= 30분
△난이도= 보통
△문의= 안동시 산림녹지과 054-840-6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