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무역센터에서 테헤란로 방향을 내려다 보면 쿠팡, 티켓몬스터, 위메프 3대 소셜커머스 업체의 건물이 보인다. 티몬은 지난달 잠실에서 삼성역 근처 동일타워로, 쿠팡은 이달 14일 엔씨소프트가 입주해 있던 경암빌딩으로 이사했다. 원래 삼성동 미래에셋타워에 있던 위메프도 내달 중 근처 신사옥을 지어 이전한다.
테헤란 밸리에 줄지어 있던 1세대 벤처들이 판교로 대부분 떠난 요즘, 삼성동 일대를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속속 채우고 있는 광경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2010년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속속 등장할 당시 ‘곧 망할 것’이라는 예측도 많았지만 회사마다 약 1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해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대형 온라인 쇼핑몰 위협하는 신종 유통채널
소셜커머스는 기존 온라인쇼핑몰과 오픈마켓을 위협할 수 있는 신종 유통채널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2010년 500억 원에 불과하던 소셜커머스의 거래액은 올해 2조7500억 원으로 50배 이상 신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지불업체 KG이니시스(035600)에 따르면 지난 7월 이 회사 모바일 결제솔루션의 7월 결제액이 71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니시스 측은 “2011년 서비스 개시 시점으로 따지면 3년 간 41배로 성장했다”며 “특히 소셜커머스를 통한 모바일 거래가 증가한 데 힘입었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경우 지난 6월에 업계 최초로 월 거래액 1000억 원을 달성했으며, 티몬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연간 순매출이 업계 최초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출범한 지 3년 5개월 만에 거둔 성적이다. 다른 유통 채널의 경우 회사 출범 후 연 순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는데 A홈쇼핑의 경우 5년, 오픈마켓 B사, C사의 경우 각각 6년이 걸렸다.
과거 소셜커머스가 빠르게 성장한 데에는 모바일 쇼핑이라는 블루오션을 제대로 공략한 데 있다. TV홈쇼핑은 물론 온라인쇼핑몰 등 기존 상거래 업체들이 폭증하는 스마트폰 인구를 잡기 위해 모바일 쇼핑 시장 공략에 일찍이 나섰지만 이 시장의 왕좌는 신종 채널 소셜커머스였다.
◇‘모바일 쇼핑 거래액 내년 PC 넘어설 것’
위메프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모바일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35~40%에서 올 상반기 45~50%로 신장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최소 50~60% 정도 예상하고 있다. 티몬은 지난 9월 한 달간 모바일 거래액 비중이 PC 거래액을 월간 기준 처음으로 앞선 52.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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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 관계자는 “PC 중심의 온라인 커머스 시대에서 이제 본격적인 모바일 커머스 시대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라며 “내년께 모바일 거래액의 비중이 PC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소셜커머스 업계는 그간 ‘저가’, ‘고객응대 부실’ 등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프리미엄 전략을 일제히 펼치고 있다. 쿠팡은 가장 많은 고객센터 직원을 두고 365일 연중무휴로 운영 중이다. 위메프는 빈곤아동 급식지원, ‘독도는 우리땅’ 미 일간지 광고 게재 등 사회공헌 이벤트에도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