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본금 더 쌓아라"..英, 집값하락에 先대응

이정훈 기자I 2013.01.15 01:22:24

은행 모기지에 부문별 적정자본금 상향키로
일부 규제옹호자들, LTV비율 확대 등 요구
영란은행 "정치적 반발 우려"..추가규제 여지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추가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은행에 모기지대출과 부동산 자산 보유에 따른 적정 자본금을 추가로 요구하기로 했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영란은행내 설립된 금융정책위원회는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하락해온 주택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는 만큼 은행들이 보유한 모기지대출 채권과 부동산 자산에 대한 부문별 적정자본금을 높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부문별 적정자본금은 영국 규제당국이 특정 형태의 채권이나 자산에 대해 은행이 쌓아야하는 적정자본금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영란은행은 앞서 지난해 모기지대출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 모기지대출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구상했지만, 큰 반대에 부딪히자 은행을 규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대해 대출을 더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주택담보대출 비율(LTV)을 낮추는 등 추가 규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영란은행은 “이 수준에서 더 강력하게 가계의 대출을 억제하는 조치를 취할 경우 정치적인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

다만 영란은행은 은행별로 주택담보대출 비율(LTV)이나 소득대비 부채비율(LTI) 변화에 따라 적정자본금을 더 올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측은 “일부 개인들의 모기지대출에 대해 높은 LTV와 LTI를 적용하도록 하는 것이 옳을 순 있지만, 과도한 LTV 비율 적용은 오히려 재정적인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신규 모기지의 LTV와 LTI 비율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향후 LTV와 LTI 비율 등을 높일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최근 FT가 70명의 부동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에 이르는 44명이 “집값이 실제가치보다 더 고평가돼 있다”고 답했다. “적절하다”거나 “실제가치보다 낮다”고 답한 전문가는 26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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