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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2012]삼성, 두 마리 토끼를 쫓다

안승찬 기자I 2012.02.21 09:02:01

어려울 때 더 공격적으로..47.8조 사상 최대 투자
이건희 회장 "국민기업으로 사회적 책임 다해야"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삼성그룹의 올해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지속적 성장을 이뤄내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계획을 세웠다. 경기 상황이 어렵지만, 그럴수록 더 과감하게 투자해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벌리겠다는 의도다.

다른 한편에서는 고졸 공채를 신설하고 사회공헌 사업을 확대하는 등 사랑받는 국민기업으로 자리매김을 시도한다는 목표다.

◇ 北 GDP 넘는 '사상 최대' 투자

지난달 17일 삼성은 올해 총 투자규모를 47조8000억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12%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42조8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올해 투자 규모를 더 과감하게 늘렸다. 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추정한 북한의 전체 국내총생산(GDP) 400억달러(약 45조9000억원)를 넘는 수준이다.

48조7000억원의 투자 가운데 시설투자에만 31조원이 집행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규모다. 미래 기술력 확보를 위한 R&D에는 13% 증가한 13조6000억원이 투자된다. 자본투자 계획은 10% 증가한 3조2000억원이다.

48조원에 육박하는 삼성의 전체 투자 가운데 삼성전자(005930)의 투자금액은 35조원이 넘는다. 시스템LSI 등 반도체부문에 15조원을 투자하고, LCD를 대체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도 사상 최대 규모인 6조6000억원 가량을 쏟아붓는다

고용도 더 늘렸다. 올해 삼성의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1000명 늘어난 2만6000명 수준으로 정했다. 이 역시 사상 최대 규모다.

대졸 신입사원 9000명, 경력직원 5000명, 고졸을 포함한 기능직원 1만2000명을 뽑을 예정이다. 지난해보다 고졸 인력 충원이 1000명이 더 늘어나 9000명을 채용한다.

이는 이건희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또다시 발휘됐다는 평가다.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오히려 과감한 투자로 삼성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던 패턴이 이번에도 나타났다.

◇ "우린 국민기업, 사회적 책임 다한다"

이 회장은 신년사에서 "경쟁력은 안에서는 사람과 기술, 밖에서는 사회의 믿음과 사랑에서 나온다"라며 "사회로부터 믿음을 얻고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삼성은 국민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랑받는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삼성의 노력은 연초부터 구체화되고 있다.

대기업의 영세 자영업종 참여와 관련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자, 호텔신라(008770)의 자회사 보나비가 운영하던 커피·베이커리 카페 '아티제' 사업을 전격 철수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를 두고 "삼성 계열사의 제과제빵 시장 철수는 지난해 중소 MRO 시장 침해 논란이 있었던 아이마켓코리아(IMK) 매각과 함께 동반성장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고졸자 그룹공채도 신설했다. 삼성이 대졸자 공채와 같은 방식으로 고졸자 공채를 뽑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졸자에게 취업을 기회를 넓혀주자는 취지다. 본인 희망 등을 고려해 고졸 공채를 생산제조직 이외에도 사무직이나 소프트웨어직 등 다양한 분야에 배치할 계획이다.

교육복지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은 교육복지사업을 그룹의 대표적인 사회공헌사업으로 키울 생각이다.

삼성은 사회복지사업 전체에서 교육복지사업 비중을 2011년 34%에서 2012년 38%로 늘릴 계획이다. 2013년 이후에는 40%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장학금 등 간접 지원사업에서 벗어나 저소득층 중학생과 대학생을 연계해주는 방과후학습 지원사업을 시행하는 등 직접 교육사업으로 확대하고 있다.

영유아 대상의 '어린이집 사업', 초등학생 대상 공부방 지원하는 '희망네트워크 사업' 등에도 힘을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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