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를 국산차 시장과 별개로 여겼던 현대·기아차이지만 지난해 이후 수입차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국산차 시장을 위협할 정도의 경쟁상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올초부터 현대·기아차는 수입차에 맞서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기아자동차(000270)는 오는 2분기 출시할 대형세단 K9(오피러스 후속)으로 BMW 7시리즈 등 수입 대형 세단에 맞서겠다는 각오다.
그룹 최고경영층에서도 국내 프리미엄 시장의 독일차 견제를 주문할 정도로 K9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재록 기아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최근 "K9은 품질, 브랜드 가치, 디자인 경영의 실질적인 결과물"이라며 "고급 수입차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큰 차"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아차는 국내에서 5000만원 이상의 대형세단 가운데 40% 이상을 수입차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때문에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중간급인 K9 역시 수입차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5000만원 이상의 수입차를 타는 고객들의 경우 40대가 대부분이고 이들은 국산 준대형차를 타다 대형급으로 올라가는 성향을 지닌 것으로 분석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막상 국내 대형차들을 살펴보면 에쿠스는 너무 딱딱하고 제네시스는 너무 가볍다는 느낌에 이들은 결국 BMW나 벤츠 등의 수입차로 옮겨간다"며 "K9으로 수입차로 옮겨가는 것을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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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005380)도 수입차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마케팅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최근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저가모델을 내놓은 것 역시 도요타의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를 의식한 전략이기도 하다.
수입차를 타던 고객이 에쿠스나 제네시스를 사면 100만원 깎아주거나 이들 프리미엄 차종과 수입차를 비교 시승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올 상반기 판매촉진대회에서 "수입차업체의 적극 공세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이에 맞서 판매역량 강화에 나설 것"을 최우선으로 주문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올해 수입차시장이 더 확대되고 중소형차 출시도 늘어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을 갉아먹을 정도"라면며 "현대·기아차도 가격과 마케팅전략 등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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