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1월 31일자 24면에 게재됐습니다. |
서 원장은 보수적인 병원 분위기 속에서 파격적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고, 동대문병원과 목동병원을 성공적으로 합병한 것은 물론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국내 6번째 규모의 새로운 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 소재 이대목동병원 집무실에서 만난 서 원장의 두 눈에서는 이화의료원을 다시 한번 국내 최고의 병원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읽을 수 있었다.
“47년 전 이화의료원 설립 당시 대한민국에서 힘깨나 쓴다는 이들의 자식들은 보통 이화의료원 산부인과에서 태어났습니다. 의료진의 실력이나 치료 실적 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었죠.”
결국 개혁을 등한시했고 급기야 동대문병원이 문을 닫았다. 1980·90년대 설립된 종합병원에 뒤처지는 아픔까지 겪게 됐다. 서 원장의 취임으로 상황은 뒤바뀌었다.
그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이화의료원을 다시 국내 최고 수준의 병원으로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서 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회생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동대문병원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목동병원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6개월간의 줄다리기 끝에 단 한명의 구조조정도 용납않겠다는 약속으로 노사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병원은 망해가고 있는데 지난 4~5년 동안 다른 병원보다 임금은 더 많이 오른 상황이었습니다.”
서 원장은 곧이어 치료 성적이 좋고 환자들이 많이 찾는 의료진에게 국내 최고 수준의 보수를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는 파격 제안을 내놓았다. 질좋은 의료진의 유출을 막고 경쟁 분위기를 유도해 치료의 품질을 한층 높이자는 전략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단 한명의 교수진도 그만두지 않았고 교수들 사이에서 “더 열심히 치료에 전념하자”는 분위기가 넘쳐났다.
두 병원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서 원장은 두 번째 임기동안 이대여성암전문병원을 기획하고 반석위에 올려놓았다. 서 원장이 처음 여성암전문병원을 만들려했을 때 의료원 내부조차 반대가 극심했다.
이화의료원은 여대 부속병원이라는 전통적 이미지를 깨기 위해 비뇨기과, 심장내과, 정형외과 등 남성적 성격의 질환에 강도높은 투자에 임했다. 서 원장은 이를 이화의료원의 차별화 실패 원인으로 규정했다. 전략이 수립되자 일은 과단성 있게 진행됐다.
“취임 후 수십만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죠. 결과를 살펴보니 이화의료원에서 여성암 등 여성 질환을 좀더 치료했으면 하는 욕구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여대 부속병원이라는 특징을 살리는 길이 이화의료원의 나아갈 방향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죠.”
서 원장은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세 번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예전 동대문병원을 닫으며 직원들에게 약속했던 것이었다. 반드시 새로운 병원을 설립해 직원들에게 선물하겠다는 약속. 바로 그 약속이 2016년 마곡지구에 들어서는 1200병상 규모의 병원으로 구체화됐다.
“국내 6번째 규모의 마곡지구 이화병원은 과거 4000평이었던 동대문병원보다 3배 이상인 1만3000평 규모입니다. 2016년 새로운 병원 건립과 함께 국내 1위 병원에 올라서는 게 이화의료원장으로서 마지막 목표입니다.”
◆ 서현숙 이화의료원장은 누구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메모리알 슬로안 케터링 암센터 방사선종양학과에서 수련했다. 인제대 백병원 교수를 거쳐 1999년부터 이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유방암·갑상선암센터 소장, 방사선종양학과장을 지냈다. 지난해 세 번째 이화의료원장 임기를 시작했다. 암학회 이사, 방사선종양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09년부터 사립대의료원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2010년 올해의 세계 여성 원자력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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