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주요 외신들은 12일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선언문에 대해 글로벌 불균형 문제에 대한 합의가 진전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서울 선언문 채택 소식을 전하면서 "무역 및 환율 전쟁의 위협에 맞서기 위한 당초의 명백한 목표가 손상됐다"고 지적했다.
WSJ은 또 "미국과 의장국인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와 적자 폭을 제한하자는 제안에 있어서 중국과 독일의 강한 반대에 부딛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G20 정상들은 위험한 불균형을 주시하자는 희석된 서약에 합의했다"면서 "이는 세계가 경제적 재앙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증거를 별로 제공하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신은 "선언문에는 아일랜드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불균형에 대응하자는 부드러운 약속은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기에는 충분치 못했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G20 정상들이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 자제에 합의하는 데 그친 희석된 선언문을 발표했"다며 "이는 국가들이 심각한 금융위기와 같은 극단적 상황에서 통상적으로 자국 통화 평가절하에 나선다는 점을 감안할 때 큰 의미가 없다"고 진단했다.
통신은 특히 중국의 통화정책을 가리키는 `경쟁적 저평가`라는 표현이 선언문 초안에는 등장했지만 결국 채택되지 못한 점에 주목했다.
독일 dpa통신은 "선언문은 구체성을 결여하고 있으며 세부적인 내용은 추후 회의로 미뤘다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되지 못한 이유로 미국과 중국의 대립을 주목했다.
AFP 통신은 "G20 정상들이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자제하고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합의했지만 미국이 추진했던 보다 과감한 대책에는 훨씬 못 미친다"며 "이는 중국의 강력한 반대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서울 선언문에 대해 "중국의 통화정책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보다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려는 미국의 입장과 이에 반발하는 중국과 독일 등의 입장 사이의 절충안"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회의 결과는 세계경제 불균형 문제에 환율뿐만 아니라 재정, 통화, 금융 부문의 정책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 중국의 부상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