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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mp 2020)(마켓프론티어)⑤자산관리로 `진검승부`

권소현 기자I 2010.04.20 10:10:00

팔고 마는게 아니라 관리..단골 고객 만들기
강남에 PB전문점 개설..거액자산가 공략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올초 증권사들의 경영화두에서 빠지지 않는 한가지가 있었다. 바로 종합자산관리였다.

단순히 금융상품을 파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고객의 투자성향과 목적, 기간에 따라 어떤 자산에 얼만큼 투자할 것인지를 조언하고 관리해줌으로써 단골 고객, 나아가 평생 고객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주식약정 수수료나 금융상품 판매수수료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마침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투자자들도 금융시장 변화에 따른 자산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으면서 이같은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기존 고액 자산가들에게만 제공했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반 투자자들에게까지 확대했다.

그렇다고 큰 손들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강남 프라이빗뱅킹(PB) 센터를 잇따라 오픈하는 등 자산가들 공략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그야말로 자산관리 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 평생고객 만들자..브랜드 내놓고 적극 마케팅

미래에셋증권의 `어카운트`를 비롯해 삼성증권의 `팝`, 대신증권의 `빌리브`, 대우증권의 `스토리`, 현대증권의 `QnA`, 하나대투증권의 `서프라이스`, 한국투자증권의 `아임유`.

작년부터 증권사들은 종합자산관리 브랜드를 속속 내놓고 고객 끌어모으기에 나섰다. 단순히 주식거래 약정을 받고 금융상품을 팔아서 수수료를 챙기는 것만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다.

좀더 고객을 오래 붙잡아둘 수 있고, 은행이나 보험사 등 다른 금융기관의 고객까지 끌어올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종합자산관리였다. 마침 펀드 판매 이동제까지 실시되면서 자산관리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증권사들은 고유의 자산배분 모델이나 시장전망 툴 등을 개발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시하면서 적극 마케팅에 나섰다.

그 결과 자산관리 브랜드로 속속 돈이 몰리고 있다. 작년 10월에 선보인 대신증권의 `빌리브`로는 이달초까지 2400억원 가량이 들어왔다. 지난 3월2일 내놓은 한국투자증권의 `아임유`는 한달만에 3000억원 이상 몰렸다. 일평균 100억원 이상씩 꾸준히 들어온 셈이다.
 
대우증권은 작년 12월 출시한 `스토리` 효과에 산은금융그룹과의 시너지, 강남지역 PB 강화 등이 어우러지면서 펀드와 랩어카운트, 퇴직연금, CMA 등을 모두 포함한 자산관리잔액이 최근 4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말 대비 5조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 강남 큰 손 따로 관리..PB도 전쟁

자산관리 브랜드로 일반 투자자들을 포섭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 다른 한쪽에서는 거액 자산가들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강남이 프라이빗 뱅킹(PB)의 각축장이 됐다.

대우증권은 작년 하반기부터 강남 지역 강화에 나섰다. 작년말 자산관리 특화점인 `WM Class` 강남역점을 오픈한데 이어 올해 1월 역삼역점까지 문을 열었다. 또 대치동에 추가로 개설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아울러 `WM Class`보다 더 PB에 초점을 맞춘 PB클래스 갤러리아를 이달 안에 오픈할 계획이다. 전문 PB는 물론이고 세무사와 변호사, 부동산 전문가 등 총 30명의 인력이 강남지역 최상위(VVIP) 고객 잡기에 나선다. 앞으로 강남지역에 일반점포 2개를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삼성증권도 이에 질세라 올초 기존 지점에 달린 소형점포인 브랜치 11개를 모두 지점으로 격상시켰다. 이중 6개가 강남에 위치해 있다.

또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를 위한 지점도 준비중이다. 기존 테헤란 지점을 리뉴얼하면서 초고액자산가 전용 지점으로 바꿀 예정이며 오는 5월 강남 대치동이나 삼성동에 신규로 오픈할 계획이다. 이밖에 개포동과 일원동, 판교 신도시에도 지점을 개설하기 위해 입지선정을 마쳤고 한창 준비중이다.

지점 개설과 함께 올해 100명정도의 PB 인력을 추가로 강남지역 지점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중 60명의 경력직 채용을 이미 마쳤다.

현대증권은 지난 1월 잠실신천역 지점을 개설했고 신한금융투자는 2월 대치동센트레빌 지점을 열었다.

조완우 대우증권 마케팅본부장은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거액 자산가들이 늘었고 특히 강남에 몰려 있기 때문에 강남 PB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이와 함께 강남에서 입지를 굳히면 결국 고객에게 브랜드 포지셔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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