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렬 칼럼니스트] 주식과 부동산은 적일까, 친구일까? 투자자 입장이라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한다는 의미에서는 적일 수 있지만 경제적 흐름으로 봐서는 친구라 볼 수 있다.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경제적 흐름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서 같고 주식시장은 부동산시장 보다 앞서서 움직인다는 점이 다르다.
부동산 시장은 양적 질적으로 변하고 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부동산 시장이 금융상품과 연계되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주택시장만을 들여다보면 느낌이 잘 오지 않지만 부동산시장 전체를 들여다보면 부동산 시장은 과거와 달리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오면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위협 받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세계적인 경기 흐름이나 경제 상황, 금리 동향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주식시장은 부동산시장의 앞날을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하기도 한다. 10여년 전에는 대체로 주식시장은 부동산시장 보다 6개월 정도 앞서간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비슷하게 움직인다. 다만 주식시장이 급등하거나 과열 양상을 보이면 차익을 얻은 주식투자자들은 부동산 투자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 주식시장은 부동산시장 나침반
부동산은 경제다. 당연히 시장 흐름이 사이클을 그린다. 우리나라 30년 부동산 시장을 들여다보면 계단식 상승을 해왔다. 부동산과 주식의 차이는 과거 행적이다. 부동산은 크게 낭패를 보지 않았지만 주식은 굴곡이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예전의 부동산 시장 모습만을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그것은 과거의 경제현상이 늘 반복된다고 믿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주식시장은 부동산 시장의 나침반이다. 주식시장이 부동산 시장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보통 때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손 잡고 간다. 먼 곳에서 보면 둘은 사이 좋은 친구다. 주가 전망은 대체로 부동산 시장 전망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둘 다 실물경기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중 주택시장이 심리적 동요에 크게 휩쓸리는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 주식시장과 다르다. 그러나 주택시장은 주식시장과는 달리 늦게라도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범국가적인 처방약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다르다.
◇ 주식과 부동산, 용어의 연관성
부동산시장에도 증권시장의 용어들이 많이 등장했다. 먼저 `차별화`라는 말을 들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같은 업종이라 하더라도 개별적인 내용에 따라 차별화 양극화 현상을 감안하여 선택적으로 투자해야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부동산시장도 그렇다. 심지어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위냐 아래냐, 왼쪽이냐 오른쪽이냐 등에 따라 큰 차이가 나는 것이 현실이다.
부동산에도 `주도주`가 있다. 부동산시장에서 현재 주도주는 무엇일까? 바로 서울 강남과 신도시의 아파트일 것이다.
주식시장에 `첨단주`가 있다면 부동산시장에도 있다. 부동산시장의 `첨단주`는 부동산투자신탁(REIT), 주택저당채권(MBS), 토지수익연계채권 등을 들 수 있다. 주식시장에도 간접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면 부동산시장도 그런 모습으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깡통`이라는 말도 닮았다. 과거 주식시장에서 주식가격이 폭락하면서 `깡통구좌`가 속출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울렸던가! IMF 관리체제로 접어들면서 부동산 매매 가격이 하락하고 그보다 한 단계 더 전세가격이 폭락하면서 깡통 주택도 생겨났다. 그 뿐인가. 집 한채 저당 잡히고 전세 놓고 했는데 집값이 떨어지다 보니 저당설정 금액 등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집값은 전세가격도 안 되는 경우도 나왔다. 업무용 빌딩도 마찬가지. 이것 빼고 저것 빼면 빌딩을 팔 때 현금을 얹어 줘야 하는 경우도 나타날 수밖에 없다.
끝으로 하나,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자기 돈으로 해야 한다는 점, 둘째 정보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점, 셋째 정확한 투자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위 세가지는 모두 말은 쉽지만 실행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꼭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