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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과 무슨 사이야?”…동네 발칵 뒤집은 아내①[그날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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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기자I 2026.10.26 0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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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2024년 3월 31일 오후, 경남 밀양의 복지관 앞으로 아반테 승용차가 지나간다. 그 시간 카니발을 몰고 있던 A씨(아내)는 아반테 승용차의 운전자가 누군지 단번에 알아봤다. 동네에서 미용실을 하는 여자였다.

A씨는 미용실 여자의 뒤를 따라붙었다. 약 3km 구간, 약 10분간 쫓았다.

3주 뒤 A씨의 카니발이 미용실 앞에 다시 나타났다. 4월 22일 새벽 6시를 넘긴 시각이었다. 며칠 뒤엔 새벽 4시. 5월 3일까지 12일 동안 A씨의 카니발은 미용실 앞 도로를 11번 지나갔다.

미용실 여자가 A씨 카니발을 수상하게 느낀 시점은 5월 2일이었다. 가게 안에서 무심코 밖을 내다보다 카니발이 빠르게 지나가는 모습을 봤다. 평소에 A씨와 감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미용실 여자는 마음이 불안해졌다.

미용실 여자는 바로 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이 방범용 CCTV를 확인하자 A씨 카니발이 미용실 앞을 지나간 게 총 11번이나 됐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6월 11일 오후 2시반, 이번에는 A씨의 남편인 B씨가 카니발을 운전하고 있었다. 밀양의 한 도로에서 이번에도 또 미용실 여자의 아반떼와 마주쳤다. 남편은 바로 불법유턴으로 아반떼를 쫓아갔고, A씨는 휴대폰으로 미용실 여자를 찍어댔다. 약 6분간 이어졌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으나 A씨 부부는 미행을 멈췄고, B씨는 아내 A씨를 단팥죽 가게 앞에 내려줬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부부가 앞선 스토킹 사건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날이었다. A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B씨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받았다. A씨는 동네 여자들 다수를 상대로 이들이 자신의 남편과 외도를 하고 있다고 의심하며 이미 여럿을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던 중이었다.

A씨가 이날 왜 이렇게까지 미용실 여자를 쫓아갔는지는 판결문에도 나와 있지 않았다. 다만 B씨가 재판에서 미용실 여자가 예전에 자신의 아내를 때린 적이 있기 때문에 따지러 간 것뿐이라고 설명한 대목만 있었다.

A씨와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은 미용실 여자만이 아니었다. 사실 A씨가 남편과의 관계를 직접 따져 물은 사람은 고깃집을 운영하는 60대 여성 C씨였다. A씨는 남편을 통해 이 여성을 알게 됐는데 A씨는 이 남편과 여성이 내연관계였다고 생각했다.

6월 20일 오후 4시경, C씨가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남성 D씨와 운영하는 고깃집 앞에 A씨 부부가 왔다. A씨는 식당 직원은 물론, 지나가는 행인이 있는 상황인데도 C씨에게 남편과의 관계를 들먹이며 입에 담기 어려운 성적인 욕설을 퍼부었다. C씨를 따라 나온 D씨에게도 욕설을 했다.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될 수 있는 행위였다. 훗날 식당 직원과 행인은 증인으로 등장해 A씨가 C와 D씨를 향해 퍼붓은 욕설을 증언해줬다.

A씨 부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7월 2일 오후 6시 40분, A씨는 길에서 C씨를 붙잡고 과거 자신의 남편과 내연관계이지 않았냐고 따졌다. C씨가 대화를 거부하고 자리를 피하려고 하자 옆에 있는 B씨는 C씨의 팔을 잡아당기고 때릴 듯 손을 치켜들었다. A씨는 양손으로 C씨의 얼굴, 목, 몸을 수차례 잡아당겼다. 결국 C씨는 전치 2주의 어깨 염좌를 입었다.

이 사건은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으로 갔다. 2025년 9월 밀양지원(김희진 판사)은 부부 모두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A씨는 징역 1년, B씨는 징역 6개월.

A씨 카니발이 미용실 여자의 아반떼를 쫓아가고, 미용실 앞을 수시로 지나가는 행위를 모두 스토킹 범죄로 봤다. 아반떼 차량을 쫓아간 2차례의 행위와 미용실 앞을 지나간 11차례의 행위를 모두 스토킹이라고 판단했다. C씨와 D씨를 향해 욕설을 가하고, C씨를 폭행을 한 행위 모두 유죄라고 봤다.

그러나 A씨 부부는 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자신이 욕을 한 적도 없고 오히려 C씨에게 일방적으로 맞았다고 주장했다. 남편인 B씨 역시 스토킹을 도울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앞선 스토킹 범죄에서 집행유예라는 선처를 받았음에도 전혀 반성하지 않고 수년에 걸쳐 동네 여자들을 자기 남편의 내연녀라고 의심하고 그 여성들과 가족들을 지속적으로 괴롭혔기 때문에 이 정도 벌은 받아야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부부는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CCTV 속 카니발을 다시 들여다봤다. A씨 부부가 저질렀다는 13차례의 스토킹 중 11차례는 스토킹이 아니라고 봤다. 그런데도 2심 재판부는 또 스토킹으로 징역형을 내렸다.

이어서

“10분 미행에 6분 촬영까지”…스토킹 범죄 아니라는 대법원②[그날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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