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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당신이야!”…살인범 잡은 앵무새 ‘미투’ [그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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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미 기자I 2026.03.30 00:00:03

2014년 2월 인도에서 발생한 사건
주인 살해 장면 목격한 앵무새 ‘미투’
조카 아슈 보자 날뛰며 이름 호명해
범인은 아슈로 밝혀져…9년 만에 선고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12년 전인 2014년 3월 30일. 인도에서 주인이 살해당하던 순간을 목격한 앵무새가 범인의 이름을 반복적으로 외쳐 용의자를 특정했다. 이날 범인은 결국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다.

사건은 그로부터 약 한 달 전인 2014년 2월 2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아그라에 거주하고 있던 남성 비제이 샤르마는 아침 일찍 아들과 딸을 데리고 외지에서 열리는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사진=SBS '동물농장'
그런데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도착한 샤르마 가족들이 현관문을 열었을 때, 그의 아내는 엄청난 양의 피를 흘린 채 숨져있었다. 아내 옆에는 가족의 반려견도 공격당해 죽어있었다.

경찰의 수사 결과, 이날 강도들이 집 안에 있던 현금과 귀금속 등 값나가는 물건들 가지고 도주하던 중 저항하는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사망케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찰은 사망한 아내의 시신이 잔혹하게 훼손돼 있었다는 점을 들어 평소 피해자 가족들과 원한이 있는 인물이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짐작했다.

하지만 장기 수사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좀처럼 증거를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가족은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 바로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앵무새 ‘미투’ 덕분이었다. 미투는 샤르마 가족이 집에서 키우던 앵무새로, 특히 샤르마의 아내가 생전에 아끼던 반려동물이었다.

조용했던 미투는 살인 사건 후 우연히 샤르마의 집을 찾은 샤르마의 조카 아슈 토쉬를 보고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새장 안에서 펄럭거렸다. 미투는 아슈가 돌아간 후에도 대화 중 아슈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반응했고, 혼자서 “아슈! 아슈!”라며 소리를 질렀다. 또 가족이 “아슈가 죽였어?”라고 묻자 미투는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사진=SBS '동물농장'
샤르마는 “난 이것이 정말 의심스러웠다”며 결국 경찰에 아슈를 신고를 했다. 아슈는 지난 몇 년 동안 샤르마의 집에 거주하며 대학원 생활을 했다. 그만큼 샤르마 가족들의 현금과 귀금속 등의 보관 장소를 잘 아는 인물이기도 했다.

경찰은 미투의 반응과 “아슈가 범행 당일 샤르마의 집을 나가는 것을 보았다”는 주변 이웃들의 증언을 토대로 사건 발생 닷새 만에 아슈와 그의 친구 로니 마시를 체포했다. 아슈의 집에는 샤르마의 집에서 훔친 것으로 보이는 현금과 보석이 함께 발견됐다. 또 아슈는 손에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체포된 아슈는 결국 “친구와 도둑질할 생각으로 삼촌의 집에 갔다가 숙모를 보고 놀랐다. 숙모가 경찰에 신고할까 걱정돼 살해했다”며 “그리고 도둑질을 해 도주했다고 말했다”고 범행을 자백했다. 또한 아슈는 자신을 알아본 샤르마 가족의 반려견도 죽였다고 인정했지만, 새장 안에 조용히 있던 미투는 죽일 생각을 못했다고 했다.

사진=SBS '동물농장'
하지만 아슈는 이후에도 재판 과정에서 거듭 자백을 번복하며 수사 과정의 부당함을 주장했고, 법원은 ‘앵무새의 반응을 증거로 채택할 것인가’에 대한 법리적 검토를 하느라 선고에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드디어 사건이 발생한 지 약 9년 만인 2023년 3월. 인도 재판부는 아슈와 그의 공범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도의 증거법상 앵무새의 증언이 공식적으로 효력을 인정받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재판 과정 내내 앵무새의 증언이 중심에 있었고 경찰들 역시 앵무새의 역할이 컸다고 그 공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샤르마와 미투는 범인이 종신형을 선고받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샤르마는 지난 2020년 지병으로 사망했고, 미투는 주인의 죽음 이후 식음을 전폐하다가 살인 사건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사진=SBS '동물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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