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전자발찌?"...'교사 성폭행' 학부모, 처음 아니었다 [그해 오늘]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박지혜 기자I 2026.01.29 00:01:3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8년 전 오늘, 여교사를 성폭행한 학부모들의 형량이 정해졌다.

이른바 ‘신안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혐의를 받는 학부모 김모 씨 등 3명이 지난 2016년 6월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모(이하 범행 당시 나이 37세), 이모(33), 박모(48) 씨 등은 2016년 5월 21일 오후 11시 10분부터 22일 새벽 전남 신안군 한 섬마을 초등학교 관사에서 교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마을 식당에서 식사 중이던 피해자에게 접근해 억지로 술을 먹인 뒤 취한 피해자를 관사로 데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두 차례 범행을 저지른 이들은 범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기까지 했다. 피해자는 박 씨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교사였다.

사회적 충격을 불러온 이 사건은 처벌 수위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검찰은 이들이 학부모라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김 씨 25년, 이 씨 22년, 박 씨 17년형을 각각 구형했다.

재판에선 이들의 공모 관계를 인정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됐다.

1심은 이들이 당초 서로 다른 차량을 타고 관사로 이동한 점에 주목해 공모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각각 징역 18년, 13년, 12년을 선고했다. 다만 2차 범죄에 대해선 공모 관계를 인정했다.

2심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이유로 들어 각각 징역 10년, 8년, 7년으로 감형했다.

검찰 구형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선고가 내려지자 형량의 적정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학부모들이 교사를 성폭행한 인면수심 범죄인데다가 성범죄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2017년 10월,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는 대법원 결정이 나오자 원심에 대한 비난은 거세졌다.

대법원은 교사를 성폭행한 학부모들의 준강간미수 범행에 대해 공모·합동한 사실이 인정되는데도 원심이 관련 법리를 오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결정했다.

서로의 범행이 끝나길 기다린 점과 김 씨가 이 씨에게 “빨리 나오라”고 재촉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자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억지로 술을 먹여 관사까지 데려가 범행한 점이나 범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점 등으로 미뤄 공모 가능성이 큰데도 일부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결국 1심, 2심, 3심에 이어 파기환송심까지 기나긴 재판 과정 끝에 이들에게 다시 선고된 형량은 김 씨 징역 15년, 이 씨 12년, 박 씨 10년이었다. 2년 동안 5번의 재판을 거친 결과였다.

파기환송심은 김 씨 등이 수시로 통화한 정황 등을 근거로 공모를 인정하며 형량을 늘렸고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다만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8~13년에 해당하는 강간죄(상해 발생) 양형 기준으로 볼 때 기본 형량이라고 볼 수 있다.

김 씨는 2007년 대전 한 원룸에 침입해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가 추가돼 형량이 더 높아졌다.

당시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 채 DNA를 보관하고 있었는데, 교사 성폭행 사건이 터진 뒤 가해자의 DNA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두 사건 범인의 DNA가 같다는 게 밝혀졌다.

그럼에도 김 씨는 교사 성폭행 사건과 함께 대전 성폭행 사건도 부인했다.

가해자들의 이 같은 태도도 분노를 유발했지만, 일부 주민이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에게 2차 가해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또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도서벽지에 혼자 거주하는 여성 근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보급하고 출입문 잠금장치를 자동식으로 교체하는 등 안전 대책을 발표했는데, 교원단체는 미봉책에 불과한 근시안적 접근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범죄 예방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이 될 수 없다”며 “교원에 대한 (성)폭행이나 명예훼손 시 검찰·법원이 ‘가중처벌 원칙’을 적용하고 심각한 사건인 경우 검찰의 구형과 법원의 양형기준을 높이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등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스마트워치 착용에 대해 사생활 침해를 우려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한 관계자는 “심하게 말해 이 대안은 ‘전자발찌를 여자에게 채우려고 해?’라는 느낌마저 든다”며 “시계를 차지 않았을 경우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릴 우려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