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남병호 헤링스 대표 "AI 암 환자 식단 관리 독보적...플랫폼 수출이 목표"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승권 기자I 2025.12.08 09:00:15

한국바이오협회·팜이데일리 공동기획[바이오AI 아기유니콘]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암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게, 내가 뭘 먹어야 되는지입니다. 저희가 9만여 가지 음식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 중에서도 환자들이 선호하고 먹기 쉬운 음식 5000여 가지를 골랐습니다.”

남병호 헤링스 대표는 암 환자를 위한 개인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시간주립대와 보스턴 대학교를 거친 그는 국립암센터에서 12년간 암 임상을 디자인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3년 헤링스를 창업했다. 보건통계학 박사 출신인 남 대표는 “암환자들의 삶의 질을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하고 싶다는 마음에 회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헤링스는 암환자를 위한 개인 맞춤형 식단 관리 플랫폼 ‘힐리어리(Healiary)’와 장루 관리 솔루션 ‘오스토미케어(Ostomy Care)’를 개발했다. 향후 암 환자 통합 케어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회사의 최대주주는 한미그룹 임종윤 전 사장이 소유한 코리그룹이며 카카오헬스케어 등에게도 전략적 투자를 받고 있다.

헤링스가 룩셈부르크 정부로부터 초청받은 이유

헤링스의 글로벌 진출 전략은 독특하다.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룩셈부르크를 선택했고, 현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룩셈부르크는 인구 66만명의 소국이지만 1인당 GDP가 세계 1위인 부자 나라다. 5년 전부터는 우주사업, AI, 디지털 헬스케어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 초기부터 룩셈부르크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룩셈부르크와의 협력은 우연한 계기로 이뤄졌다. 2023년 룩셈부르크 경제부 헬스테크놀로지 담당 프랑스와즈 리너스 국장이 한국의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들을 만나고 싶다며 국내 보건산업진흥원에 이메일을 보냈다. 헤링스는 고려철강 자회사인 코리아오메가의 추천으로 지원했다. 9개 회사 중 헬스케어 분야는 헤링스가 유일했다.

남병호 헤링스 대표가 팜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승권 기자)
15분 만남에서 10분 발표, 5분 질의응답을 했다. 한 달 뒤 리너스 국장으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닥터남, 당신이 가지고 있는 플랫폼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는 내용이었다. 남 대표는 “리너스 국장은 선별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며 “여러 회사들이 룩셈부르크를 통해 유럽으로 가려고 하지만 열에 여덟이나 아홉은 다 노를 하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헤링스는 작년 6월 룩셈부르크 넥서스 디지털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 초청받았다. 경제부 직원들, 병원 관계자들, 헬스케어 회사들을 만났다. “이런 좋은 회사가 앞으로 우리나라에 와서 둥지를 틀고 유럽으로 갈 거다, 필요한 것들을 다 얘기해라”는 방식의 미팅이었다.

올해 3월에는 유럽 헬스데이터 컨퍼런스에 초청받았고, 추석 때는 룩셈부르크 총리와 3개 부처 장관이 참석하는 헬스케어위크에 참여했다. 가장 중요한 성과는 룩셈부르크 4대 병원 중 한 곳의 암환자 담당 총괄 책임 의사를 만난 것이다. “이분이 너무 좋아해가지고 지금 적극적으로 저희 제품을 쓰려고 한다”며 “내년 1월달쯤 또 룩셈부르크를 가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올 여름에는 룩셈부르크 경제부 장관으로부터 지원 의향서(Letter of Intent)를 받았다. 남 대표는 “한 번도 그렇게 써준 적이 없다고 한다”며 “저희가 전무후무하게 경제부 장관이 실질적으로 우리 정부 부처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지속적으로 도와줄 것이라는 레터 오브 인텐트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룩스이노베이션(LuxInnovation)에 헤링스 전담팀이 꾸려졌다. 룩셈부르크를 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해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으로 진출이 용이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장점이기 때문이다. 투자는 직접하지 않지만 투자자 연결, 임상연구 펀드 제공, 비자 발급 등 제도적·행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는 “헬스텍 담당하는 헤드가 전적으로 저희를 책임지고 도와주고 있다”며 “내년 중반 정도 되면 유럽 전체로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링스가 암 관리 플랫폼에 집중하는 이유는

힐리어리는 ‘치료(healing)’와 ‘일지(diary)’의 합성어로 암환자를 위한 식단 관리 서비스다. 9만여 가지 음식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 중 환자들이 선호하고 먹기 쉬운 음식 5천여 가지를 선별했다.

남 대표는 “의료진의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서 환자 10명 중 9명은 먹는 것에 대한 도움을 가장 원한다”고 설명했다.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드라마틱한 효과를 확인했다. “어떻게 말라가지고 먹지도 못하고 계속 말라가는 그런 패턴을 보이는 환자군이 이걸 정말 목숨을 걸고 따라 했다”며 “정상 체중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2022년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3만 3,914명)이며, 대장암, 폐암이 그 뒤를 이었다 현재 힐리어리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며 다운로드 수는 1만5000명에 달한다. 국내 암 유병자가 220만명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아직 초기 단계다. 남 대표는 “저희가 1%를 향해 가고 있다”며 “20만명까지 올리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헤링스 앱 구동 모습 (사진=헤링스)
수익 모델은 밀키트 회사와의 제휴, 보험사와 협력을 통한 매출 창출이다. 역할 모델로 삼는 모델은 이스라엘 뉴트리노(Nutrino), 페이지AI 등이다. 뉴트리노는 메드트로닉스(Medtronic)에 2018년 16억달러(약 1조8000억원)에 인수됐고 페이지AI는 템퍼스 AI에 2000억원 대로 인수된 것으로 파악된다.

남 대표는 “상장보다는 M&A를 목표로 한다”며 “페이지AI처럼 플랫폼을 국내나 해외에 매각할 수 있도록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키워간다”고 강조했다.

오스토미케어는 대장암 수술 이후 장루를 부착한 환자가 재택에서 의료기관과 연계해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작년 식약처로부터 클래스1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으며, 대한대장항문학회 다기관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남 대표는 “암환자 개인의 암에 대한 정보, 개인 생활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맞춤형으로 식단을 짜주는 애플리케이션은 저희밖에 없다”며 “루닛케어가 있지만 루닛은 의사가 직접 답변하는 것으로 안다. 식단이나 전반적인 생활 관리에서는 우리가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