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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K바이오]⑤지니너스, ‘세포 단위 정밀진단’으로 K바이오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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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완 기자I 2025.11.29 07:30:54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국내 유일 싱글셀·공간오믹스 기반 정밀진단 플랫폼 기업이자 암·면역·신경질환에서 세포 단위 치료 타깃을 발굴하는 지니너스(389030)가 주목받고 있다.

이 기업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분석 플랫폼 ‘인텔리메드’(IntelliMed)를 통해 후보물질 선별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들과 다수의 타깃 발굴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정밀의학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기술력과 사업모델 모두 K바이오 상징으로 평가된다.

지니너스는 2018년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에서 분사해 설립된 이후, 2021년 1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현재 일본 현지 자회사 GxD를 통해 일본 국립암센터 프로젝트를 비롯해 다수 글로벌 제약사 및 병원과 협력하며 공간오믹스 및 싱글셀 분석 역량을 실제 연구·임상현장까지 확장하고 있다.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 겸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장이 지난 2월 서울 송파구 정의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세포지도 위에서 신약 타깃 찾다’

지니너스가 내세우는 핵심 경쟁력은 크게 두 가지 기술축으로 요약된다. 하나는 단일세포 분석(싱글셀)이고, 다른 하나는 공간오믹스(Spatial Omics)다.

기존 염기서열분석(NGS)이나 유전체 단일층 분석이 개별 세포 내부의 유전자 발현이나 돌연변이만을 파악했다면, 싱글셀 분석은 조직을 구성하는 셀 하나하나의 상태와 역할을 드러낸다. 여기서 더 나아가 공간오믹스는 조직 내에서 각 세포가 ‘어디에 있고 누구와 상호작용하고 있는지’ 미세한 맥락까지 3차원적으로 시각화한다.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는 “스페이스 인사이트(Space Insight)는 T세포가 암세포 바로 옆에 붙어 공격하려는 중인지, 아니면 멀리 떨어져 아무 일도 안 하고 있는지를 한 눈에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술은 단순히 병리·진단 단계에 머무르지 않는다. 지니너스는 여기에 AI를 접목해 신약 개발 단계에서 치료 타깃 발굴부터 임상 성공 가능성 예측하는 인텔리메드를 만들어냈다.

박 대표는 “어떤 단백질이 치료 타깃이 될지, 어떤 환자군이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지를 조기에 가늠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이는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개발 위험을 낮추고,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니너스는 유전체 분석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해석해 답을 주는 기업”이라며 “어떤 항암제가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6개월 걸리던 검증, 3주 만에”…인텔리메드가 바꾼 신약개발 타임라인

인텔리메드는 현재 타깃 발굴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박종면 지니너스 연구개발본부장(CTO)은 인텔리메드의 가장 큰 가치를 “실험실로 들어가기 전에 이미 절반의 답을 주는 플랫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기존의 타깃 발굴 과정은 Wet test(세포·동물실험) 중심으로, 세포주 평가에만 6~12개월, 이어지는 동물실험까지 합치면 최소 1년 이상, 10억~20억원이 소요됐다”며 “인텔리메드는 이 사전 탐색 과정을 단 2~3주, 수천만 원 수준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니너스는 특정 고형암 프로젝트에서 기존 방식 대비 약 6개월 이상의 기간 단축과 약 70~80%의 비용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 인텔리메드는 세포·조직 단위 멀티오믹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타깃 적합성을 사전에 검증해, 불필요한 실험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지니너스는 최근 2000만개 이상 세포의 공간오믹스 데이터를 48시간 내 처리한다. 기존 방식 대비 20배 이상 빠른 처리 속도로, 병원·제약사가 요구하는 대규모 임상 및 연구 환경에 곧바로 적용 가능하다.

박 CTO는 “기존에는 세포나 동물모델에서 일일이 확인해야 했던 수만 개의 단백질 후보를, 단일세포·공간오믹스 데이터 기반으로 한 번에 전수 분석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15개 암종에서 약 200여 개의 종양 특이적 세포막 단백질 후보군(TAA 리스트)을 확보했고, 현재는 세포질 내 후보까지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A사는 이중항체(비스페시픽)나 ADC(항체-약물 접합체) 후보 발굴 프로젝트에서는 기존 방식보다 수개월 이상 빠르게, 수십 개의 조합을 3~5개의 핵심 타깃으로 압축하는 데 성공했다. B사는 뇌질환 프로젝트에서도 단일세포 분석을 통해 기존에 제시된 적 없는 신규 타깃을 도출했다.

박 CTO는 “인텔리메드는 인간 유래 멀티오믹스 데이터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동물모델이 갖는 생물학적 불일치 문제를 줄여준다”며 “그 결과 임상 1·2상 진입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우선순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산·의 계약 줄이어, 작년 매출 2배 ‘훌쩍’

지니너스는 일본 국립암센터 계약을 발판으로 일본 주요 병원·제약사, 태국 시리라즈 병원 등 동남아 핵심 기관까지 파트너십을 넓히며 ‘데이터 중심 신약개발’ 생태계 중심으로 올라서고 있다.

지니너스 자회사 GxD는 일본 국립암센터와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대규모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일본 내 5개 병원을 고객으로 확보했고, 주요 제약사 3~4곳과의 계약이 임박한 상황이다.

GxD는 지난 24일 태국 마히돌 의대 ‘시리라즈 병원’과 공간오믹스 분석 계약을 체결했다. 동남아 최고 권위의 국립 대학병원과의 직접 계약으로, 일본에 이은 아세안 시장 본격 진출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앞서 2월에는 일본 최고 명문대와 ‘스페이스 인사이트’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일본 게이오대, 숙명여대 등과 계약을 체결하며 보폭을 확대했다.

국내에선 최대 A바이오사와 계약을 체결했고, B사와도 수준급 계약을 체결하며 연타석 홈런을 쳤다.

지니너스 플랫폼에 학계, 산업계, 의료계가 동시에 러브콜을 보내는 양상이다.

지니너스는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25)에서 항암제 반응예측 연구 성과를 공개하며, 임상 설계·환자 선별까지 지원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지난해 65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상반기에만 5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100% 자회사인 GxD는 2023년 7월 설립 후 2년 만에 매출이 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박 대표는 “성수기인 하반기를 고려하면 올해 매출은 130억원에서 최대 150억원에 이를 전망”이라며 “정밀의료 획대로 싱글셀·공간 오믹스 기반 기술은 연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 중심에 지니너스가 있다”고 했다.

한편, 지니너스는 연내 다국적 제약사 2곳을 비롯해 국내 대형 바이오사 2곳과 후속 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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