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그로부터 4개월 전인 7월 1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남성 A씨(당시 41세)는 서울 마포구 동교동 소재 오피스텔의 한 사무실에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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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후 A씨는 B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B씨의 휴대폰과 컴퓨터로 B씨의 아내와 지인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A씨는 미리 준비한 여행용 가방에 B씨의 시신을 싣고 화물차를 타고 이동해 자신이 운영하는 경북 경산에 있는 공장 정화조에 사체를 유기했다.
또 A씨는 B씨의 주식계좌에 접속해 약 9억9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매도하고 지갑·노트북·휴대전화·현금 등을 강취했다.
A씨는 범행 흔적을 지우기 위해 청소 도구를 준비하고 오피스텔 사무실 벽면을 새로 도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A씨는 왜 이토록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일까.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사업 실패로 인해 약 4억5000만원의 빚을 지고 채무 변제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 A씨는 B씨가 주식 투자에 성공해 큰 돈을 벌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A씨는 B씨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당했고, 이에 B씨의 돈을 갖고 해외로 도주하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A씨는 강도살인, 방실침입, 재물은닉,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해 9월 열린 1심 공판에서 B씨의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재판부에 엄벌을 요청했다.
B씨의 아내는 “A씨가 입사 초기에 난처한 일을 겪었을 때 제 신랑이 도와줬다고 들었다”며 “자신도 가정이 있고 두 아이의 아빠이면서 어떻게 4살짜리 아이의 아빠이자 한 집의 가장인 제 신랑을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엄벌에 처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후 2달 뒤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 사형을 구형했다. 황색 수의를 입고 최후진술에 나선 A씨는 “피해자는 좋은 사람이었다”며 “제 어리석은 행동으로 한 가정의 행복을 깨뜨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곧이어 자신의 가족을 언급한 A씨는 “어릴 적 가난을 벗어나고자 애썼지만 두 아이에게 가난함을 물려줬고, 살인자 아들이라는 굴레까지 물려줘 너무 고통스럽다”며 “지옥에 살고 있다는 배우자에게도 미안하다. 나를 잊고 아이들과 당신만 생각하며 살아라”고 당부도 했다.
이듬해 6월 열린 선고 공판에서 A씨는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이 반인륜적이고 불법성도 크다면서도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그 반성에 진정성이 있다고 봤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