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이데일리가 글로벌 매출 상위 30위 의약품을 분석한 결과, 화이자가 4개 품목으로 최다 품목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 매출은 20개 이상의 적응증을 확보한 키트루다였다. 일라이 일리의 2형당뇨병치료제 ‘마운자로’는 매출 상위 30개 제품 중 성장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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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권 제약사 중에서는 아스텔라스가 유일하게 매출 30위 이내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는 지난해 53억41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아스텔라스의 대표 품목으로 떠올랐다.
◇키트루다 독보적 1위…당뇨 치료제 역습 시작
제품별로 살펴봤을 때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키트루다는 여전히 고속 성장하고 있다. 2022년 매출 209억3700만달러에서 지난해 매출은 250억1100만달러로 약 20% 가량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매출 2위인 애브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지난해 매출 144억400만달러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휴미라는 특허 만료 이후 바이오시밀러 공세에 밀리면서 매출이 크게 하락했다. 휴미라의 특허는 지난해 종료됐으며 이후 전세계적으로 10개의 바이오시밀러가 허가됐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에서는 셀트리온 ‘유플라이마’,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 LG화학 ‘젤렌카’ 등이 품목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다.
휴미라 매출은 특허만료 직전인 2022년 212억3700만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당시 애브비 전체 매출의 37%에 달했다. 하지만 2023년 특허 만료 이후 매출은 약 32% 급락한 144억4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무대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GLP-1 계열 당뇨치료제 오젬픽과 마운자로의 성장도 눈에 띈다. GLP-1 계열 당뇨치료제가 비만 치료에도 사용되면서 크게 주목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 매출은 2022년 100억6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38억9200만달러로 약 38% 가량 성장했다. 릴리의 마운자로는 2022년 4억8300만달러에서 지난해 51억6300만달러로 급성장했다. 마운자로의 성장률은 968%로 성장률 1위를 차지했다.
두 제품의 경우 비만치료제로 큰 주목을 받은 만큼 올해는 더 큰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블록버스터 후보들의 경쟁 약물 성장도 이어졌다. 경쟁 약물의 매출이 오르면서 시장 파이를 지속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성장은 K바이오 블록버스터의 기대감을 높이는 중이다.
먼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경쟁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는 지난해 57억99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6% 성장한 것이다. GC녹십자의 ‘알리글로’와 같은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IVIG)인 CSL베링의 ‘프리바이젠’ 매출은 2022년 대비 16% 오른 46억7500만달러를 기록했다.
◇향후 전망은?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글로벌 의약품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오젬픽은 매년 평균 7.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0년 전세계 매출 1위에 등극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현재 독보적 매출 1위인 키트루다는 비만약 시장 확대에 2028년 특허 만료 등의 영향으로 순위가 9위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남연정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연구원은 “미국 성인 절반 가량, 전세계 10억명 이상의 인구가 비만인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당뇨 및 비만 치료제 등 대사 질환 치료제의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