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글로벌 백신기업 도약위한 복안은?

신민준 기자I 2024.12.17 10:13:46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독감과 대상포진 백신을 앞세워 글로벌 백신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대상포진 백신이 국내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경쟁력을 충분히 확인한 만큼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출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 백신 위탁생산(CMO) 기업 아이디티(IDT) 바이오로지카(IDT바이오)와 미국 바이오기업 선플라워와 피나바이오솔루션스 등을 잇따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와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등 수출 첨병

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백신 시장은 △화이자 △글락소스미클라인(GSK) △머크(MSD) △사노피 △씨에스엘시퀴러스 등 5개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국내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 등이 백신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백신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첨병은 글로벌 최초 4가(A형바이러스 2종·B형바이러스 2종)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와 글로벌 두 번째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가 꼽힌다.

스카이셀플루는 독감 백신으로는 유일하게 세포 배양 방식이 적용됐다. 세포배양 백신이란 동물세포를 이용해 세포를 배양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 대부분의 백신 제조기업들은 달걀에서 바이러스를 키우는 유정란 방식을 사용한다. 유정란 방식은 80여년간 백신 제조에 활용되면서 검증된 방식인 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포배양 방식의 차별점을 강조하고 있다.

새포배양 방식은 유정란에서 바이러스를 배양 증식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이가 생길 가능성이 배제되고 생산기간도 짧아 신속한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새포배양 방식은 유정란을 사용하지 않는 만큼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안전하게 접종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독감백신시장에서 GC녹십자와 1위와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0년에 스카이셀플루를 약 910만 도즈 생산하며 국내 독감 백신 시장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21년과 2022년에는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을 생산하기 위해 스카이셀플루 생산을 중단하면서 1위 자리를 GC녹십자에 내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가 엔데믹 추세에 접어들면서 지난해 8월부터 스카이셀플루 판매를 다시 생산하고 있다.

스카이조스터도 또 다른 기대주로 꼽힌다. 스카이조스터는 MSD의 조스타박스에 이은 글로벌 두 번째 대상포진 백신인 동시에 2017년 국내 최초 대상포진백신으로 출시됐다.

스카이조스터는 지난해 국내 대상포진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나타냈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스카이조스터는 31만159도즈(1회 접종분) 판매됐다. GSK의 싱그릭스(22만 4334도즈)와 MSD 조스타박스(22만 3842도즈)가 뒤를 이었다.

특히 MSD가 지난해 10월 경쟁 제품 출시와 줄어든 임상적 수요를 이유로 국내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스카이조스터의 반사이익도 예상된다. 싱그릭스는 사백신으로 스카이조스터에 비해 대상포진 예방률이 뛰어나다. 하지만 싱그릭스는 스카이조스터의 두배인 2회 접종이 기본인데다 접종비용도 3배 이상 비싸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 규모는 870억원으로 전년대비 106% 늘었다. 올해 국내 대상포진백신 시장 규모는 1000억원 이상이 예상된다.

◇獨위탁생산기업 IDT바이오 수출 확대 기대주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백신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수출 확대에 나선다. 스카이셀플루와 스카이조스터가 국내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인해줬다는 점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인수한 기업들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바이오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IDT바이오의 지난해 매출은 4000억원에 이른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매출(3700억원)보다 많다. IDT바이오는 독일과 미국에 각각 약 41만평, 1100평 규모의 위탁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특히 독일 공장은 공정개발과 임상, 상업 생산을 모두 아우르는 핵심 설비로 꼽힌다. IDT바이오는 백신과 세포·유전자치료제(CGT)를 모두 취급하는 데다 글로벌 최초의 항암바이러스 임리직을 생산하고 있어 SK바사의 신성장 동력인 세포유전자치료제 사업 확장도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추가 투자를 통해 IDT바이오와 관련해 △항암 바이러스 △사전충전 주사기 △재조합 백신 등으로 사업 영역도 확장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 △대상포진 △수두 △장티푸스 등 기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요 제품을 IDT바이오에 기술이전해 생산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IDT바이오의 미국과 독일공장은 국내 안동공장과 함께 수출을 위한 삼각편대라고 볼 수 있다”며 “독일과 미국 공장은 지역·제품·설비·인력 측면에서 안동공장과 상호보완적”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경북 안동에 위치한 백신 생산시설 안동L하우스에도 수출을 위한 생산시설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셀플루와 스카이조스터의 품목허가 국가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스카이셀플루는 글로벌보건기구(WHO)를 비롯해 △태국 △싱가포르 △브루나이 △몽골 △말레이시아 △미얀마 △파키스탄 △칠레 △인도네시아 △아프가니스탄 등 10개국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스카이조스터는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전 글로벌 독감백신 시장 규모는 내년 74억달러(약 10조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백신·바이오 기업 도약을 위해 향후 지난해부터 2018년까지 5년간 2조 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중장기 투자도 단행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매출 3700억원, 영업손실(적자) 120억원을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차세대 폐렴백신 등 개발과 IDT바이오 등 인수 등과 관련한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며 “이른 시일 내 흑자전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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