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NGS 동반진단 FDA 승인 기업 목표"[엔젠바이오 대해부①]

신민준 기자I 2024.11.22 08:55:04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향후 5년 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반 동반진단 분야에서 국내 최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기업이 되겠다. ”

최대출 엔젠바이오 대표.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NGS 동반진단 서비스 국내 최초로 상용화

최대출(사진) 엔젠바이오(354200)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미국 식품의약국의 동반진단 허가를 받은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드물다”며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동반진단이란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약효 유무를 알려주는 유전자) 평가를 통해 표적항암제 등 특정 약물로 치료받을 수 있는지를 미리 확인하는 맞춤형 정밀의료 기술을 말한다.

동반진단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야는 전체 수요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항암 분야가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델브인사이트 비지니스 리서치(DelveInsight Business Research LLP)에 따르면 전 세계 동반진단 시장 규모는 지난해 59억 1000만달러(약 8조 3000억원)에서 2030년 118억 9000만달러(약 16조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12.3%에 이른다. 로슈와 퀴아젠, 써모피셔, 애보트 등이 글로벌 주요 동반진단 기업으로 꼽힌다.

엔젠바이오는 최대출 대표가 KT재직 시절 사내 벤처로 시작해 2015년에 설립했다. 최 대표는 성균관대학교 전자공학과 학사 출신으로 KT에서 신사업전략 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rmatics) 담당 팀장과 사내 소사장제도(Small CIC) 1호 최고경영자(CEO) 등을 거쳤다.

최 대표는 2012년 국내 최초 클라우드 기반 유전체 분석 서비스 게놈클라우드(GenomeCloud)를 출시하는데 일조했다. 게놈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유전체 분석을 할 경우 기존에 일주일 가량 걸리던 분석을 하루 정도로 단축할 수 있는데다 같은 비용으로 몇 배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시 획기적인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KT에서 신사업 등을 담당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엔젠바이오를 설립했다”며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반 맞춤형 정밀의료 진단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유전자 분석 등 데이터 분석 기술은 필수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엔젠바이오는 테이터 예측과 분석 기술과 진단시약 기술을 확보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동반진단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고 설명했다.

엔젠바이오는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2020년 기술 특례 제도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최대주주는 KT(030200)로 지분 10.51%(지난 6월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최 대표는 지분 4.1%를 보유해 2대 주주 자리에 올라 있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검사란 대량의 바이오마커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정밀의료 진단 방법을 말한다. 환자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검사를 통해 최대 1만 여개의 유전자(DNA) 돌연변이 발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검사는 암 환자의 혈액이나 조직에서 피를 뽑아 유전자를 하나씩 분석해 이에 걸맞은 표적항암제 등 치료제를 찾는다.

특히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검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해당 검사를 통해 유방암·난소암을 일으키는 브라카1(BRCA1) 유전자에서 돌연변이를 발견한 뒤 가슴·난소 절제수술을 받으면서 널리 알려졌다. 안젤리나 졸리는 유방암 예방 절제술로 암 발병 위험률을 87%에서 5%까지 대폭 낮췄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두 차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검사를 통해 췌장암 치료 표적 유전자를 찾아냈다.

최 대표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검사를 활용한 동반진단은 해외에서 의무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유방·혈액·고형암 진단 제품 라인업 구축

엔젠바이오의 주력 제품으로 유방암, 난소암의 원인이 되는 브라카(BRCA) 유전변이를 정확히 검사해 조기 진단 및 최적 치료에 활용하는 브라카아큐테스트 플러스(BRCAaccuTest Plus)가 꼽힌다.

엔젠바이오는 혈액 악성종양과 관련된 주요 유전자 변이를 검출해 최적 치료와 치료제 선택에 도움을 주는 힘아큐테스트(HEMEaccuTest)와 고형암에서 다양한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 선택에 유용한 돌연변이 정보를 제공하는 광범위한 검사 패널 온아큐패널(ONCOaccuPanel) 제품들도 제공하고 있다.

최 대표는 “엔젠바이오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술 기업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은 병원에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며 “엔젠바이오는 현재 국내 상급종합병원 및 암거점병원 30여개 병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젠바이오의 실적은 주춤한 상황이다. 엔젠바이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43억원으로 전년 대비 60.5%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134억원으로 전년 83억원에서 적자 폭이 확대됐다.

그는 “엔젠바이오의 바이오와 정보기술(IT)이 결합된 기업”이라며 “연구 인력의 절반이 바이오 전문 인력과 정보기술 전문 인력으로 짜여 있다. 엔젠바이오는 정보기술 경쟁력이 매우 강한 바이오기업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검사 건수가 국내 병원들에서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엔젠바이오는 빠른 시일 내 실적을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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