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는 강력한 세포사멸 기능을 갖추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링커(Linker) 항암 치료서 효능을 입증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치료제다. 일본 다이이찌산쿄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ADC ‘엔허투’는 작년 매출이 약 3조 425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항암제로 시장성을 충분히 증명한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상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상장예비심사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누적 기술수출 규모 1조...오름테라퓨틱, 상장 가시화
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 인투셀, 노벨티노빌리티 등 국내 ADC 개발 기업들이 코스닥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 업계의 상장 문턱이 높아졌지만 기술수출 성과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상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기업은 오름테라퓨틱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상장 적격성 여부를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는 하반기 상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성과가 있는 기업의 경우 3개월 내 승인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실제 쓰리빌리언의 경우 심사 청구 후 3개월만에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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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D는 저분자 약물의 한 종류로 종양 등 표적을 분해해 치료효과를 얻는 방식이다. DAC는 ADC와 비슷한 개념인데 항체에 항암약물 대신 TPD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즉 항체와 단백질분해제를 결합해 암세포에 전달하고 이를 통해 세포 안에 있는 표적단백질을 분해, 종양세포의 사멸을 유발하는 것이다.
ADC는 접합시킬 수 있는 페이로드(세포독성을 가지는 약물)가 제한적이었지만 TPD는 다양한 페이로드 접합과 기능 발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글로벌 빅파마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급성골수성백혈병(AML) 및 기타 CD33 발현 악성종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항CD33 항체 기반 GSPT1 저해제 ‘ORM-6151’(BMS-986497)을 총 1억8000만 달러(당시 약 2336억원)에 기술 수출한 것이다.
당시 두 가지 면에서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임상 1상 단계의 약물이라는 점과 글로벌 빅파마와의 계약임에도 전체 계약금의 56%에 달하는 선급금(약 1310억원)을 수령했다는 점이다. BMS와 오름테라퓨틱은 ORM-6151을 CD33 타깃 GSPT1 단백질 분해제를 결합한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오름테라퓨틱 관계자는 “DAC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혁신신약을 개발하고 성과를 증명할 수 있는 글로벌 바이오기술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인투셀·노벨티노벨리티도 하반기 상장 목표
또 다른 ADC 개발사인 인투셀은 상장 예심 청구 준비를 모두 마쳤다. 하반기 내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인투셀은 상반기 전문 기술 평가기관인 SCI평가정보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각각 ‘A 등급’을 획득해 기술성 평가 문턱을 넘어섰다.
인투셀은 지난 2015년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공동 창업자이자 수석부사장(CTO)을 역임했던 박태교 대표가 창업한 바이오텍이다. 약물의 아민기에만 적용할 수 있는 기존 링커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SIG-링커(SIG-Linker)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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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티노빌리티도 지난달 31일 기술성 평가를 모두 A등급으로 통과하고 하반기 내 한국거래소에 예심을 청구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단클론항체부터 ADC, 이중항체 등 타깃 질환별 최적화된 형태의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3개의 임상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인데 비만세포 관련 질환 치료용 후보물질인 ‘NN2802’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엑셀러린(Acelyrin)에 기술 이전돼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 망막질환 치료용 후보물질 NN2101, c-Kit 항체약물접합체 항암제 후보물질 NN3201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화이자와 MSD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ADC 기술 확보를 위해 통큰 베팅에 나서며 기술 수출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술 수출 성과가 명확한 ADC 관련 기업은 거래소에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