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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회포를 풀던 중 매형의 말이 A씨 심기를 건드렸다. 취기가 오른 매형은 A씨를 향해 “아파트를 팔아서 내 용돈도 좀 주고 누나도 나눠줘라”라고 말했다. 이에 격분한 A씨는 곧장 부엌으로 달려가 흉기를 집어 들고 매형을 찔러 살해했다. 누나에게도 흉기를 휘둘렀으나 미수에 그쳤다.
당시 A씨에게는 별세한 모친이 남긴 유산 800만원과 자신의 돈을 모아 산 18평짜리 아파트가 재산 전부였다. 그는 평소 자신보다 비교적 부유한 누나 부부가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불만을 품고 있었다. 어머니를 생전에 모시고 살기 싫어했음에도 말이다.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한 A씨에게 1심 재판부는 “잔혹한 방법으로 매형을 살해하고 친누나를 다치게 한 행동은 정상 참작할 여지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가 극심한 공포와 고통 속에 생을 마감했다”며 “누나는 배우자가 살해당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봤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에게 같은 방법으로 살해당할 수도 있었으므로 충격과 공포가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과음으로 우발적인 범행에 이르게 된 점, 유족들이 처벌을 원치 않고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와 검찰은 모두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피해자 측과 합의했다고 하나 범행 결과가 매우 중하고,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겁다고 볼 수 없다”며 양측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