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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신신제약은 총 13개의 개량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가장 개발 단계가 앞서 있는 파이프라인은 과민성 방광염 치료제 ‘UIP-620’이다. UIP-620은 국내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UIP-620의 국내 임상 3상은 총 5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10여개의 병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신신제약은 임상시험 준비 절차를 마친 뒤 오는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계획이다. 신신제약은 UIP-620의 연내 국내 임상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UIP-620은 지난 임상 1상에서 동일 성분의 대조약과 비교했을 때 독성학적 우려가 적을 뿐 아니라 약효 또한 신속하게 발현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UIP-602은 우수한 임상 1상 결과를 기반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을 면제받았다.
신신제약이 UIP-620의 국내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신신제약의 첫 개량신약이자 국내 최초 경피형(경피 흡수제) 과민성 방광 치료제가 탄생하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과민성방광염 치료제 시장 규모(전립선 비대증 포함)는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신신제약은 세계 최초 경피형 불면증 치료제 SS-262도 개발하고 있다. 신신제약은 올해 중으로 SS-262의 국내 임상 1상 승인을 획득하고 내년까지 임상 1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신제약은 서울산업진흥원의 바이오의료 기술사업화 국책과제에 선정돼 불면증을 적응증으로 하는 SS-262를 개발하고 있다.
신신제약은 이미 2017년과 2020년에 특허 2건을 등록해 SS-262 개발과 관련한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신신제약이 보유한 특허기술은 멜라토닌을 함유하는 경피흡수제제와 수면장애 치료용 경피흡수제제로 약물전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에 관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 세계 수면장애 시장 규모는 2028년 78억달러(약 1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경피 흡수제는 파스로 불리는 첩부제와 같이 피부에 붙이는 패치 형태는 같지만 약물이 피부흡수 후 전신혈류로 이행돼 약효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파스로 불리는 첩부제는 전체 가운데 어느 한곳인 국소부위에 작용하는 점에서 경피 흡수제와 차이점이 있다.
◇독자적 경피약품전달 기술 TDDS 보유
신신제약이 개량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배경에는 독자적인 경피약물전달 기술인 TDDS 기술이 있다. TDDS 기술이란 피부를 투과하는 방식으로 혈액으로 약물을 전달해 유효한 약물 농도까지 도달 및 유지기키는 경피약물전달 시스템을 말한다.
UIP-620와 SS-262 모두 경피를 TDDS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일례로 신신제약은 UIP-620 개발 과정에서 TDDS 관련 보유 기술을 바탕으로 염기성 약물에 특화된 투과촉진제를 사용해 매트릭스 내 약물의 유동성을 증가시켜 경피투과율과 약물의 안정성을 증가시켰다.
신신제약은 △MBM(Microneedle Based Microsphere) 패치 제제 기술 △BOV-IN(Bag on Valve Inhaler) △BON-IN & AeSOL(Bag on Valve Inhaler Aerosol Solubilzation System) △ AeSOL(Aerosol Solubilzation System) 등의 차세대 기술도 연구 중이다.
MBM 제제기술은 기존 마이크로니들패치에서 발전한 기술로 마이크로니들에 미립구(Microspher) 기술을 접목해 약물의 전달 속도를 조절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패치제의 단점인 약물 흡수 지연시간을 개선시킨 점이 특징이다. MBM 제제기술은 통증, 방아쇠수지, 비만 등을 대상으로 개량신약 연구를 진행 중이다.
BON-IN & AeSOL 기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신신제약이 진행 중인 의약품 에어로솔에 대한 연구이다. 이 기술은 분사 기술을 이용해 약물을 추진체 없이 마이크로 단위의 미세한 크기로 체내 점막에 전달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최저 용량으로 높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천식 등 호흡기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AeSOL 기술은 다양한 난용성 약물이 보관된 상태와 분사 후 환부에서 결정화되지 않고 용해된 상태로 분사시킨다. 신신제약은 이 기술을 국내 유일의 무좀 치료용 에어로졸에 사용한다.
신신제약이 국내 최초로 첩부제를 개발해 상업화한 경험을 지녔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1959년에 설립된 신신제약은 고 이 명예회장이 최초의 국산파스를 개발해 상업화하는 데 성공했다. 고 이 명예회장이 ‘국민 통증 케어’라는 창업 정신을 바탕으로 일본산 파스만 유통되던 시절에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한 결과다.
고 이 명예회장의 노력으로 신신제약은 ‘파스의 명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고 첩부제를 중심으로 한 국내 외용제시장에서 확고한 위상을 구축했다. 신신제약은 전체 매출 비중의 절반 가량인 약 48%를 첩부제가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첩부제는 신신제약에 매우 중요한 제품이다. 이 대표는 개량 신약 개발로 첩부제를 고도화시켰다는 업계의 긍정적인 평가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신신제약은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특히 신신제약은 올해 사상 첫 매출 1000억원 달성이 기대된다. 신신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920억원으로 전년(740억원) 대비 24.2%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전년 13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신신제약의 흑자전환은 첩부제 등 핵심 제품들의 매출 확대와 세종 신공장의 가동 정상화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신신제약은 전체 매출 비중의 약 46%를 차지하고 있는 첩부제 매출이 늘어난데다 신공장 공정 밸리데이션(기준과 품질 특성에 적합한 제품을 일관되게 제조된다는 것을 검증하고 문서화하는 것)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하면서 고정비가 감소했다.
신신제약의 전체 매출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2% 수준이다. 신신제약은 개량 신약의 경우 공동연구나 국책과제를 통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상대적으로 연구개발 비용이 적게 소요되고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신신제약 관계자는 “자사는 오랜 첩부제 개발과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개량 신약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특히 개량신약의 경우 기존 일반의약품보다 이익률이 높아 개량신약 개발 시 향후 매출 뿐 아니라 이익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