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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정을 통해 내년 하반기 중 FDA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던 뷰노메드 딥카스의 허가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FDA의 혁신의료기기 지정(BDD)은 환자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의료기술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의료기기는 FDA 승인 절차의 우선순위를 확보하게 된다. 또 향후 승인 과정에서 FDA와 빠르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진행할 수 있다. 나아가 유연한 임상연구 설계, 전문 심사팀 배치 등 FDA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뷰노메드 딥카스가 FDA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면서 미국 보험청(CMS)으로부터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면 신기술 추가진료비 지불보상(new technology add-on payment, NTAP) 제도에 대한 자료 제출이 면제된다. NTAP는 미국보험청이 실시하는 대표적인 지불보상제도 중 하나로 의료AI업계에서는 비즈에이아이(Viz.ai)의 뇌졸중 실시간 알림 소프트웨어 ‘ContaCT(Viz LVO)’가 최초로 적용받았다.
뷰노는 뷰노메드 딥카스의 출고가를 5000원으로 가정할 경우 국내 시장에서 연간 2118억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뷰노메드 딥카스가 미국에 진출할 경우 연간 북미 시장 규모는 23억2000만달러(약 2조7840억원)로 추산된다. 여기에 △유럽, 중동, 아프리카 시장 21억9500만달러(약 2조6340억원)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시장 3억8700만달러(4644억원) △남미 시장 5억7400만달러(약 6888억원) 등을 합하면 글로벌 시장의 규모는 연간 54억7600만달러(약 6조5712억원)에 이른다.
뷰노는 뷰노메드 딥카스뿐 아니라 올 연말 AI 기반 뇌정량화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의 FDA 품목허가 획득도 노리고 있다. 뷰노메드 딥브레인은 뇌를 100개 이상 구간으로 구분해 정량화하는 솔루션이다. 뷰노 측은 뷰노메드 딥브레인이 승인되면 신속하게 현지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빠르면 뷰노메드 딥브레인 승인 이후인 내년 상반기부터 미국 매출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여기에 내년 상반기 흉부 CT 판독 솔루션 ‘렁CT AI’의 품목허가 획득 등 후속 제품의 FDA 승인이 맞물리며 미국 매출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뷰노 관계자는 “FDA 승인 시점 이후 최대한 빠르게 매출이 가시화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뷰노는 미국 진출을 위한 발판을 차곡차곡 마련해왔다. 2021년 2월 미국 보스턴 매사추세츠에 미국 법인(VUNO MED Inc.)을 설립하고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해당 법인에 대한 지원을 늘려왔다. 지난해 11월에는 5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임상, 신제품 출시 등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을 마련했다. 미국법인은 지난해 하반기 2명을 충원해 현재 법인장 포함 3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본사의 해외 사업개발(BD)·인허가(RA) 담당자들과 긴밀하게 협업 중이다.
그간 의료AI업계에서 뷰노는 내수 비중이 높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돼 왔다. 해외 수출 비중이 낮아 글로벌 업체로 도약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에서다. 실제로 뷰노의 최근 3년간 매출에서 내수 비중은 2020년 97.8%→2021년 82%→2022년 93%로 높은 편이다. 같은 기간 루닛의 수출 비중이 60.6%→70.3%→79.3%였음을 감안하면 내수 의존도가 상당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의료AI업체가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외, 특히 미국 시장 진출 여부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뷰노의 경우 최근 FDA 혁신의료기기 지정으로 인해 미국 매출 가시화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