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로슈가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크레네주맙’이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은 앞서 숱한 실패 사례가 있다. 따라서 로슈는 예방으로 접근했다. 앞서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시도가 실패하면서 일부 연구자들은 치료 시점이 더 빨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런 아이디어를 활용한 것이다.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8년 동안 크레네주맙 또는 위약을 투여해 로슈의 치료제가 인지 능력 변화 속도를 늦출 수 있는지 여부를 보여주려고 했다. 다만 크레네주맙은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개선된 수치를 보여주지 못해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로슈는 오는 8월에 열리는 알츠하이머 협회 국제 회의에서 임상 시험 초기 데이터를 공유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타겟하는 치료제는 이제 어려워질 것 같다”며 “로슈의 임상에서도 아밀로이드 베타를 없애는데는 효과를 냈지만 인지기능이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크레네주맙의 임상 실패는 지난 2019년에도 있었다. 일반적인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실패한 로슈는, 경증의 산발성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대상으로도 임상을 진행했다. 모두 중간 분석에서 부족한 결과를 얻어 3상 시험을 중단한 바 있다. 이처럼 로슈가 실패했던 크레네주맙에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임상을 진행한 것은 FDA가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을 승인하면서, 시장에 선보일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져서였다.
다만 로슈에게도 희망은 있다. 로슈는 크레네주맙 외에도 마찬가지로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기전을 가진 치료제 ‘간테네루맙(gantenerumab)’이 있다.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 시험 결과는 4분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국내에서 가장 진척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사는 아리바이오다.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다국적 제약사들이 실패했던 아밀로이드 가설로 설계된 것이 아니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AR1001은 뇌혈관을 확장해 혈류를 개선하고 신경세포의 사멸 억제, 장기기억 형성 단백질과 뇌세포 증식 단백질의 활성화, 뇌의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는 등 다중 작용으로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제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치매치료제 AR1001의 임상 2상 종료 미팅을 완료했다. 연내 미국 FDA에 글로벌 3상 허가 신청을 하고 완제의약품 제조 완료, 환자 투약을 진행할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