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한 이은해·조현수, 수배중 거리 활보 'CCTV 딱걸렸다'(종합)

정시내 기자I 2022.04.17 00:01:27

오피스텔서 대포폰 2대 발견 ‘父와 연락 추정’
살인 인정 질문엔 묵묵부답.. 경찰에는 “죄송해요”
경찰, 딸 아끼던 이씨 노렸다 ''父 설득에 자수''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와 내연남 조현수(30)씨가 공개 수배 중에도 태연하게 은신처 주변을 활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계곡 살인 용의자 이은해(오른쪽)와 조현수.(사진=인스타그램)
16일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공개수배자 검거전담팀은 “서울지하철3호선 삼송역 인근 CCTV에 이씨와 조씨가 찍혀 있던 것을 확인했다”며 “동선을 추적해 인근 오피스텔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고 검거했다”고 뉴스1에 전했다.

삼송역은 주변에 상가 등이 밀집해 있고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공개수배 후 자신들의 얼굴이 계속 보도되는 상황에서도 거리를 버젓이 활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은신하던 중 종종 먹을거리 등을 사러 외출을 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뉴스1. 8억대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공개수배된 이은해(왼쪽)와 내연남 조현수가 16일 오후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이씨와 조씨가 삼송역 인근에 숨어 지내는 것으로 보고 오피스텔 등을 탐문 수색했다. 그러던 경찰은 검거 사흘 전 1차적으로 이씨 등에 익숙한 지역인 고양시의 한 오피스텔을 특정했다.

이후 경찰은 이씨의 아버지를 통해 이씨와 본격적으로 연락을 시도했다. 연락은 이들이 사용한 대포폰을 통해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들의 오피스텔에서는 이씨와 조씨가 각각 사용한 휴대폰 1대씩 총 2대가 발견됐다.

특히 경찰은 딸을 아껴왔던 이씨가 자신의 딸을 데리고 있는 부모에게 연락할 것이라 판단했다. 종적을 감춘 이씨가 한 번쯤은 가족에게 연락할 것이라고 보고 부모에게 이씨가 자수하도록 유도했다.

체포 당시 경찰은 은신처로 특정한 오피스텔 앞에 진을 쳤고, 이 씨 아버지를 설득해 두 사람이 머물고 있는 정확한 주소를 알아냈다. 이 씨 아버지는 이 씨에게 “자수하라”고 권유했고, 결국 16일 낮 12시 25분쯤 두 사람은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거 당시 이들은 야위고 초췌한 모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동안 이들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체포된 이들은 고양경찰서 안으로 들어가 2년 전 자신들의 혐의를 밝혀낸 경찰 수사관과 만났다. 수사관이 말을 건네자 이들은 “죄송해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평 계곡 살인 사건’ 용의자인 이은해(왼쪽)와 조현수. (사진=인천지방검찰청)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쯤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당시 39)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남편을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지만,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를 받다가 도주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30일 이씨와 조씨를 공개수배하고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한편 검찰은 범행과 도피 경위를 조사한 뒤, 이르면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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