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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MSCI 한국지수 반기리뷰에서 편출 가능성이 높은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MSCI는 주가기준일 동안의 시가총액 변동을 토대로 연 4회 MSCI 지수에서 기존 기업을 빼거나 새 기업을 추가한다. MSCI 지수는 FTSE 지수와 함께 글로벌 펀드의 투자기준이 되는 대표적인 지표다. 미국계 펀드의 95%가 MSCI 지수를 기준으로 삼는다.
알테오젠은 2020년 8월 분기리뷰에서 신규편입됐지만 편입된 지 2년이 채 안 돼 편출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7월 9만9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8일 종가 기준 5만3000원으로 46% 하락했다.
여기에 지난달 공시된 지난해 실적도 좋지 않다. 알테오젠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액은 12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회사측은 적자전환 이유로 프로젝트 연구개발 비용 증가를 들었다.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총계도 1264억원으로 부채비율만 94.4%에 달한다. 이는 164억원이었던 잠정실적 공시보다 7.7배 늘어난 수치다. 감사인 의견에 따라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회계정책이 바뀌어 전환우선주가 금융부채로 분류된 까닭이다.
이달부터 임상 3상 투약이 예정된 습성황반변성 치료제 후보물질 ‘ALT-L9’의 14곳 글로벌 임상시험 대상국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포함된 것도 리스크 요인 중 하나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임상 대상국에서 제외하고 임상 3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불거지는 잇단 악재에 알테오젠도 분위기 반전을 위한 ‘한방’을 준비 중이다. 기술이전에 속도를 내기 위해 최근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지난해 말 사임한 아룬 스와미나탄 박사 대신 최근 CBO(Chief Business Development Officer)로 선임된 비벡 세노이 박사가 대표적이다. 세노이 박사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바이오콘 등에서 20년 이상 사업개발과 라이선스 계약 관련 업무를 맡아온 전문가다. 미국 현지에서 체류하며 잠재 고객사들과 접촉해 기술이전 성과를 이끌어 내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새 CBO를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커뮤니티에서 영향력이 큰 인도계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세노이 박사가 선임된 지 1~2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새롭게 접촉하게 된 곳이 많아졌다. 현재 물질이전계약(MTA)을 진행하는 곳이 4곳이고 기술이전을 위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곳도 6곳 정도”라고 말했다. 물질이전계약이란 신약공동연구개발을 위한 기술이전 과정 중 한 회사가 개발한 물질의 효능과 연구결과를 평가하기 위해 상대 회사에 물질을 전달해 맺는 계약을 의미한다. 물질이전계약이 모두 기술이전으로 이어진다고는 볼 수 없지만 기술이전의 청신호라고 해석할 수 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이사도 자사 홈페이지에 직접 글을 남겨 주주달래기에 나섰다. 박 대표는 “최근 들어 바이오 섹터의 주가 하락으로 자산가치의 손해가 크셨음에도 당사 주식을 보유하고 계시는 주주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기술이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표는 “한 걸음씩 묵묵히 주주 여러분들과 함께 정진해 투자자들과 금융 시장으로부터 인정을 받는다면 종국에는 주가도 제자리를 찾아가리라는 믿음을 굳게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알테오젠은 연내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완제품 ‘테르가제’의 품목허가 신청도 목표로 하고 있다. 히알루로니다제는 정맥주사용 의약품을 피하주사용 의약품으로 대체할 수 있게 하는 고분자 분해효소다. 완제 의약품은 통증완화, 부종완화 같은 효과가 있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동물유래 히알루로니다제는 장기투여시 부작용이 있다. 부작용을 줄인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는 현재 알테오젠과 미국의 할로자임만 생산가능하다.
국내 시장 규모만 300억~400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오는 2024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알테오젠이 향후 30%가량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