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가는 ADHD 치료제 부작용...천연물 신약이 뜬다?

김진호 기자I 2022.04.01 08:00:15

'콘서타', '아데랄' 등 화합물 기반 ADHD 치료제 多
메틸페니데이트, 암페타민 성분...자살 충동위험 ↑
중국, 한국 등서 천연물 신약 후보물질 발굴해 개발 중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최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환자를 위한 신약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화학적 약물로 자살 충동 증가 등 부작용이 잦아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과 한국 등 국내외 제약사가 천연물질 기반 ADHD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좌뇌 전전두엽 피질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제공=위키피디아)


◇화합물 기반 ADHD 치료제가 사망위험을 높이는 이유

ADHD는 주의력이 떨어지고 산만하며 행동 조절이 안되는 정신 장애의 일종이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아동청소년의 ADHD 유병률은 3~8%, 국내에서는 약 5% 수준인 상황이다. 또 소아청소년 ADHD 환자의 30~70%가 성인이 돼도 관련 증상을 겪는다.

ADHD 관련 치료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미국 얀센의 ‘콘서타(성분명 염산메틸페니데이트)’와 일본 다케다제약의 ‘아데랄(암페타민 및 덱스트로암페타민)’, 미국 화이자의 ‘자낙스(성분명 아프라졸람)’ 등이다. 여기에 포함된 메틸페니데이트이나 암페타민 등의 성분은 신경 흥분을 일으키는 노르에피네프린이나 도파민과 같은 호르몬을 두루 활성화해 각성 효과를 일으킨다. 아프라졸람은 도파민 등의 신경세포 수용체에 작용하는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신경안정제 성분이다.

23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일본 노벤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경피용 패치형 ADHD 치료제 ‘젤스트림(성분명 덱스트로암페타민)’을 6세 이상 소아청소년 ADHD 환자에게 쓸 수 있도록 허가했다. 지난해 3월에도 FDA는 6세 이상 환자의 ADHD 치료를 위해 미국 켐팜의 ‘아즈스타리스(성분명 서덱스 및 d-메틸페니데이트)’를 판매 승인했다. 메틸페니데이트와 암페타민 계열의 ADHD 치료제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메디컬센터 연구진은 암페타민 계열의 중추신경 자극제나 벤조디아제핀 계열 신경안정제를 오남용하면 자살 충동 증가로 인한 사망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2일 ‘소아과저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민간 보험 자료를 바탕으로 2019년 전체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는 4777명이며, 이중 암페타민 관련 사망자가 902명, 벤조디아제핀 관련 사망자는 722명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마크 울프슨 컬럼비아대 임상정신과 교수는 “중추신경 각성제나 신경안정제가 자살 충동을 일으켜 사망에 이른 환자가 많다. 처방전 의사가 환자의 자해 위험을 평가해야 한다”며 “이런 위험이 있는 소아청소년을 위한 다른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헬릭스미스는 천연물 기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신약 후보물질 ‘HX106’을 개발하는 중이다.(제공=헬릭스미스)


◇천연물 기반 ADHD 신약...“부작용 문제 줄일 것”

이런 성분의 부작용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천연물 기반 ADHD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리젠셀바이오사이언스는 중국전통약재(TCM) 기반 후보물질을 발굴해 지난해 7월부터 2차 효능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1차 효능시험에서 ADHD 관련 지표를 모두 유의미하게 충족시켰다고 밝혔지만, 이 후보물질의 세부 구성 성분은 아직 언급하지 않고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헬릭스미스(084990)가 지난 3일 ADHD 신약 후보물질 ‘HX106’의 국내 특허를 등록하는 등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HX106은 천마, 단삼, 용안육, 맥문동 등 식물성 복합추출물을 섞어 만든 천연물질이다.

회사 측은 HX106의 작업기억 개선 효과와 관련해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정받았으며, 관련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한 바 있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HX106이 작업기억 개선 뿐만 아니라 주의력 개선에도 일부 효과가 있는 것이 확인돼 관련 전임상 연구를 시작했다”며 “신경 흥분을 일으키는 글루타메이트 수용체(GABA)의 활성을 막아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헬릭스미스는 HX106과 메틸페니데이트과 같은 ADHD 관련 약물의 성분 등을 병용하는 전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오남용 부작용이 심각한 기존 약물의 사용량을 줄이면서 증상 완화를 유도하는 보조치료제로 HX106을 활용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실험용 쥐에 두 약물을 병용처리한 후 실시간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분석한 결과 주의력 조절 관련 뇌 부위에서 연결성이 호전되는 것이 확인됐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등에서 안전성을 인정받은 천연물 소재인 HX106은 기존 약물과 달리 오남용 문제에서 자유롭다”며 “우리 물질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임상 등 신약개발 단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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