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은 2021년 매출 1655억원 영업이익 3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약 28%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흑자로 전환됐다. 핵심 성장 동력이었던 인보사가 허가 취소로 바이오 사업 매출이 사라졌음에도 케미칼 사업 부문에서 선전한 것이 실적 상승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1999년 창립 후 케미칼 사업으로 매출을 일으켰던 코오롱생명과학은 20년간 2000억원을 쏟아부어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를 개발했다. 이후 바이오 신약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2017년 전체 매출(1181억원)의 0.7%에 불과했던 바이오 부문 매출은 그해 7월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으면서 비중이 증가했다. 2018년 본격적인 유통 판매가 이뤄졌고, 그해 1327억원 매출 중 73억원이 바이오 부문 매출로 잡히면서 5.5%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9년 인보사 사태로 허가가 취소되면서 다시 바이오 부문 매출 비중은 2.0%로 축소됐다. 특히 2020년에는 인보사 기술수출로 받았던 약 264억원이 반환되면서 바이오 부문 매출은 256억원 손실까지 입었다. 케미칼 부문 실적도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로 지난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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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칼 사업 호조세, 관리종목 탈출 ‘청신호’
코오롱생명과학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케미칼 사업의 성장이 눈에 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케미칼 부문 실적은 매출액 1205억원, 영업이익 22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매출액(1148억원) 대비 약 5% 증가했고, 2019년 3분기 대비 약 18%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2019년 대비 약 273% 증가했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케미칼과 바이오 부문 포함 총 445억원의 매출과 5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대부분이 케미칼 사업 분야에서 발생된 것으로 추측된다.
코오롱생명과학 케미칼 사업은 크게 의약품 사업과 기능 소재 사업으로 나뉘는데, 소염진통제, 당뇨병치료제 등 원료의약품 공급이 핵심이다. 특히 고품질 원료의약품, 의약중간체 안정적인 공급과 GMP 수준의 생산설비를 통해 국내 기업 중 일본 비즈니스 1위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지난해 원료의약품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았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판매가 확대됐다”며 “또한 경쟁 기업인 중국 기업들이 자국 내 환경 규제로 인해 판매 활동에 영향을 받으면서 반사 이익을 얻은 것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사태 이후 수익성을 꾸준히 개선해왔던 것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2020년 3분기 누적 약 65억원이던 급여 규모는 지난해 3분기 약 36억원으로 대폭 감소했고, 용역비도 2020년 약 79억원에서 2021년 약 10억원으로 줄었다. 전체 판관비는 2020년 약 353억원 대비 약 32% 감소한 241억원에 머물렀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원가 절감을 위해 신공장을 운영하면서 효율성을 개선했고, 인보사 사태 이후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인력 규모 등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 것도 실적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법인세비용 차감전 계속사업이익 적자 규모도 대폭 줄여 내년 관리종목 탈출에 청신호를 켰다. 지난 8일 공시한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20% 이상 변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규모는 약 24억원이다. 이는 2020년 약 432억원 규모 대비 94.4%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과 2개 사업연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코오롱생명과학 관리종목 지정 원인이었던 만큼 올해 실적이 지난해 수준으로 향상된다면 관리종목 탈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