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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중국과 호주 간 악화된 관계에 대한 질의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호주는 미중갈등 이후 석탄 수출을 놓고 중국과 갈등을 빚은 바 있고,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까지 선언한 상태다. 이 가운데 한국이 코로나19 봉쇄 해제 이후 첫 국빈으로서 호주를 방문한 것이 중국에 좋지 않은 신호를 줄 수 있지 않냐는 것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호주 국빈방문은 중국에 대한 (한국의) 입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못박았다. 호주와 중국이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는 부분 역시 한국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커스(AUKUS) 문제 등은 호주가 주권국가로서 자주적으로 결정할 문제이고 한국은 그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다. 오커스는 지난 9월 15일 미국, 영국, 호주 등 3개국이 출범시킨 외교안보 3자 협의체다.
문 대통령은 다만 “한국으로서는 호주와의 사이에서 핵심광물 공급망에 대해 협력하고 수소경제에 대해 협력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협력을 확대하고 호주군 최초의 자주포 획득사업 등 방산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 매우 중요했다”면서 호주 국빈 방문의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이 미국의 대중(對中) 적대정책에 동참할 수 없는 지정학적 요소에 대한 설명도 문 대통령은 내놨다. 그는 “한국과 호주는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또 지정학적인 입장에서 매우 유사하다”면서 “우선 미국과의 동맹을 외교와 안보의 근간으로 삼고 있고 또 한편으로 경제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중국과의 관계도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한 가지가 더 있는데, 그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중국의 건설적인 노력이 요구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래서 한국은 미국과의 굳건한 동맹을 기반으로 삼으면서 중국과도 조화로운 그런 관계를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분명 중국과 갈등하는 문제가 있지만 한편으로 기후변화, 공급망, 감염병 문제 등 글로벌 과제에 대해서는 협력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종전선언에 대한 희망적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관련국인 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 모두 원론적인, 원칙적인 찬성 입장을 밝혔다”며 “다만 북한이 미국의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철회하는 것을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대화에 들어가지는 못하고 있다. 남북간, 북미간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