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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오른 美증시에 북미펀드 '독주'…올해만 3조 머니무브

이은정 기자I 2021.11.15 00:00:00

북미 주식형 펀드 순자산 10.7조로 압도적 1위
연초 이후 3.5조원, 3개월간 1.2조원 자금 유입
美기업, 공급망·인플레 우려 속 ''깜짝 실적'' 행진
"인플레·긴축 우려…위드 코로나·공급완화로 경기 정상화"

(사진=AFP)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올해 펀드 시장에서 유독 자금을 빨아들인 펀드는 북미 주식형 펀드다. 하반기 들어서도 미 증시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기업 실적을 발판 삼아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상대적 강세가 부각,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쏟아지는 양상이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일 기준 북미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은 10조7157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주식형 펀드를 권역별로 구분했을 때 순자산 1위다. 올 들어 북미 주식형 펀드에 유입된 자금도 3조5419억원으로 가장 많다. 아시아퍼시픽(+629억원)과 유럽(+46억원)을 제외하면 모두 감소세다.

최근 3개월 새 상황도 비슷하다. 이 기간 북미 펀드에 1조2089억원의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이어 86억원 유입된 아시아퍼시픽 펀드를 제외하면 유럽(-111억원), 신흥아시아(-94억원), 중남미(-41억원), 신흥유럽(-20억원), 동남아(-17억원) 펀드에서 모두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미 증시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도 3분기 기업 이익이 쑥쑥 성장하며 3대 지수의 ‘신고점’ 랠리가 이어졌다. 내년 상반기엔 인플레 우려 속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중간선거 등에 따른 변동성에 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연간으로 보면 상대적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내년 S&P500 기대수익률(2021년 고점 대비)을 10%로 추정했다. 6월 사상 최고치 이후 약세로 전환한 코스피의 기대수익률은 5%다.

이에 최근 3개월 동안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간 대표지수 추종 펀드들이 자금 유입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S&P500을 벤치마크로 두고 있는 ‘AB미국그로스’(887억원)가 1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3일 기준 S&P500 내 실적을 발표한 392개 기업 중 82.4%의 기업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어 ‘KB스타미국S&P500인덱스’(132억원), ‘KB스타미국나스닥100인덱스’(113억원),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112억원) 등이 자금 유입 상위에 올랐다.

올 들어 가장 많은 자금(1648억원)을 끌어모은 상품은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증권자투자신탁H(주식)이다. 이 펀드는 ‘S&P500 Dividend Aristocrats Index’의 수익률 추종을 목표로 한다. 경기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높은 백신 접종률과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부양책 속에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였다는 평이다.

최근에는 병목현상으로 인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과 이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의 이른 긴축 가능성에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경제활동 정상화와 경제성장이 동반된 통화정책 정상화를 예상했다.

최민규 한국투자신탁운용 퀀트운용팀장(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 운용)은 “높아진 물가와 코로나19의 장기화는 기업의 비용 부담 증가와 가계의 소비 지연으로 이어지고, 공급 병목현상이 지연되면서 경기회복세를 둔화시키고 있다”면서도 “백신 접종률이 높은 선진국, 특히 미국은 부스터샷과 함께 위드 코로나를 진행하면서 대면 경제활동에 돌입, 장기적으로 공급 병목현상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이른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는 병목현상의 지연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에서 오지만, 위드 코로나 전환 속 지연되고 있는 경제 회복이 정상 궤도로 회귀하면 물가 상승세도 안정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미 연준도 갑작스런 긴축이 아닌 경제 성장에 발 맞춘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할 것으로 보여 미국 경기는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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