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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들썩]기절 시키고 ‘낄낄’·성추행까지…또 ‘끔찍 학폭’

장구슬 기자I 2021.07.18 00:01:00

학폭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한 사건 연이어 발생
목 졸라 기절 놀이·성추행…악랄한 수법
괴롭힘 장면 촬영해 SNS에 올리기까지…사이버 폭력도 증가
학교·가정·지역 사회 연계한 실효성 있는 대책 필요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온라인 들썩]은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다양한 사연을 소개합니다.

최근 학교 폭력(학폭)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학생들의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며 국민적 공분을 자아냈습니다. 잊을만하면 되풀이되는 끔찍한 학폭을 근절하기 위해 학교와 가정, 지역 사회까지 연계되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학폭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최군이 교실에서 괴롭힘 당하는 모습. 가해 학생들은 최군의 목을 졸라 기절시키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사진=MBN 뉴스 화면 캡처)
◇10대 학생들 죽음 내몬 학폭 사건 잇따라

지난달 29일 학폭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고등학생 최 모(17) 군이 11명의 학생들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습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 등 혐의로 광주 광산구 소재 한 고등학교 재학생 11명을 입건했다고 지난 14일 밝혔습니다. 유가족은 교실에서 가해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최군의 모습이 촬영된 영상, 사망 전 남긴 편지 등을 근거로 학교 폭력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유족이 MBN을 통해 공개한 영상에는 한 무리의 학생들이 최군의 목을 졸라 기절시키고 웃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최군은 숨이 막혀 얼굴이 빨개졌고, 동공이 풀리면서 바닥에 몸이 축 늘어졌습니다. 가해 학생들은 “기절하면 말해 줘”라며 최군을 조롱했습니다.

최군은 유서에서 학폭 피해를 호소하며 자신을 감싸준 일부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최군은 유서에 “학교에서 맞고 다니던 거 너무 부끄럽고 서러웠는데 너희 덕분에 웃으면서 다닐 수 있었다. 너무 고마워”라고 적었습니다.

유족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동급생 전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시행했고 11명이 가해자로 지목됐습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지난달 말까지 최군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괴롭힌 혐의를 받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폭행에 가담하거나 성추행하며 이를 방조한 혐의도 받습니다. 경찰은 이들을 피의자로 입건해 구체적인 혐의 입증에 나설 방침입니다.

최군이 사망 전 날 남긴 유서엔 학폭 피해를 당한 자신을 도와준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MBN 뉴스 화면 캡처)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강원도 양구의 한 고등학교 1학년생 이 모(17)군도 집단 따돌림 등 학폭을 당해 힘들다는 쪽지를 남기고 학교 옥상에서 투신해 숨졌습니다.

유족은 이군의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도와달라’는 호소가 담긴 쪽지를 발견했고, “사망을 공론화하기로 했다”며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이를 공개했습니다.

동급생에게 쓴 것으로 추정되는 쪽지에서 이군은 “하늘만 보면 눈물만 나와서 올려다보지도 못하겠다”며 “(가해 학생들이) 나랑 눈도 안 마주치려 하고 나아질 기미도 안 보이는 데다가 소문 그대로 다 굳어버릴 텐데, 내가 괜찮은 척하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어”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나 안 괜찮아. 도와줘”라고 호소했습니다.

유족은 “가해 학생 4명의 따돌림과 교사의 무관심 때문에 아들이 죽었다”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7일 강원도 양구의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의 옥상에서 추락해 숨진 이군이 남긴 쪽지. (사진=이군 유족 SNS)
◇학폭 5년간 꾸준히 발생…사이버 괴롭힘까지 자행

충격적인 학폭 사건은 잊을만 하면 발생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 등으로 피해 학생을 괴롭히는 장면을 찍어 SNS에 공개하는 등 사이버 괴롭힘까지 자행되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2013년부터 진행 중인 학교 폭력 실태조사(17개 시도 초4~고3 학생 대상)에 따르면 2013년 학폭 피해 경험 32.2%, 가해 경험 21.5%, 2018년 피해 경험 30.3%, 가해 24.2%로 조사돼 학폭은 지난 5년간 줄지 않고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피해 유형별로 살펴보면 언어폭력이 35.6%로 가장 높았고, 집단 따돌림은 23.2%로 뒤를 이었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폭은 보통 단일 형태가 아닌 언어폭력과 집단따돌림, 언어폭력과 사이버 괴롭힘 저등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집단 따돌림 경험 학생의 41.1%가 언어폭력을 함께 겪었으며, 언어폭력 경험 학생 27.0%가 집단 따돌림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습니다.

◇학교 폭력 호소할 수 있는 대응 시스템 강화해야

무고한 10대 학생들이 잇달아 학폭으로 목숨을 끊으며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푸른나무재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초2~고2 재학생 6230명을 대상으로 한 ‘2021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학폭 피해 후 부모의 도움을 받음 25.0% 선생님의 도움을 받음 24.2%,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함은 18.8%였습니다. 반대로 가해 학생의 경우 가해 사실이 밝혀 진 뒤 학교 선생님께 혼남 24.3%,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음 21.5%, 부모님께 혼남 18.2%로 조사됐습니다.

푸른나무 재단 측은 “학교 주도의 적극적인 해결뿐 아니라 학부모, 가정, 사회까지 연계해 학폭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폭력 피해를 호소할 수 있는 사회적인 대응 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장난이라고 하면 처벌이 가벼워지는 등 악용하는 사례도 많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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