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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금융사 크레디트스위스가 지난 22일 발간한 ‘2021 글로벌 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백만장자는 지난해보다 14만명 늘어난 105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세계 전체 백만장자 5608만4000명 중 2%를 차지하며, 세계에서 11번째로 많다. 순위는 전년과 같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순자산(금융과 부동산 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이 100만달러를 넘으면 백만장자로 본다. 한국 돈으로 약 11억원이다. 한국 성인 인구 가운데 백만장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0.3% △2005년 0.8% △2010년 1.4% △2015년 1.8% △2020년 2.5%로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총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한국의 가계 총자산에서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2.7%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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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산이 빠르게 회복한 점도 한국서 백만장자가 늘어난 요인이다. 지난해 코스피지수는 3월 폭락장을 딛고 32% 반등에 성공했다. 개인이 보유한 금융자산 규모 역시 3조8000억달러(약 4200조원)로 2019년보다 8.5% 늘었다. 세계 평균 증가율(5%)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증가율(6.7%)보다도 높다.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데는 중앙은행의 역대급 저금리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며 갈 곳 잃은 돈이 금융과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었고, 이들 자산 가격을 올렸다는 것이다.
만 저금리로 인한 혜택이 부자들에게만 집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런 자산을 가진 상류층은 혜택을 받은 반면, 저소득층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퇴보한 경향이 있다”며 “많은 국가에서 불평등이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대부분 국가에서 빈부격차가 확대되는 등 자산가격을 뛰게 한 (저금리) 정책으로 가장 부자들이 혜택을 받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