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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고용충격 판매·기능직, 고졸에 집중
21일 이데일리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40대 취업자는 판매종사 직종에서 가장 크게 줄었다. 지난달 40대 판매종사자는 68만명으로 1년 전(73만 5000명)보다 5만 5000명 감소했다. 판매종사자에는 영업직과 매장 판매원, 통신 및 방문 판매원 등이다.
판매종사자에 이어 40대 취업자 수 감소폭이 큰 직종은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 직종으로 나타났다.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에는 식품가공, 의복 관련, 운송 및 기계관련 기능직 등이 포함된다. 지난달 40대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는 57만 3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2만 4000명이 줄었다.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가 1만 9000명 줄어 뒤를 이었다.
반면 전문직과 사무직 취업자는 증가했다. 지난달 40대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는 162만 6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5만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무직 취업자도 1만 3000명 늘었다.
지난달 40대 전체 취업자는 632만 7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6000명 줄었다. 40대 취업자 수는 지난 2015년 11월 이래 지난달까지 6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크게 확대됐던 감소폭이 올들어 1월 21만명, 2월 16만 6000명, 3월 8만 5000명, 4월 1만 2000명 수준으로 완화되는 와중에도 블루칼라 직종은 오히려 고용난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별로 보면 40대 일자리는 도매 및 소매업에서 가장 크게 줄었다. 지난달 40대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는 81만 9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6만 4000명 감소했다. 이어 부동산업(-2만 4000명), 농업·임업 및 어업(-1만 9000명), 협회 및 단체·수치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1만 6000명)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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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타깃 정책 마땅찮아…전체 일자리 파이 키워야”
학력별로도 고용 격차는 뚜렷했다. 지난달 40대 취업자 가운데 대졸 이상의 학력 수준에서는 취업자 수가 모두 증가했다. 지난달 40대 대졸 취업자는 232만 4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0만 4000명이 증가했고, 대학원 졸업 취업자는 30000명 늘었다.
반면 지난달 40대 고졸 취업자는 232만 3000명으로 같은 기간 17만 2000명이 감소했다. 가계를 이끄는 가장인 40대에서 나타나는 이같은 고용 양극화는 코로나19 충격이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취업시장 진입 경험이 있는 40대의 고용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결국 전체 일자리 규모가 커질 수 있는 경제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직업훈련과 체험, 채용을 연계하는 일자리 패키지를 신설하고, 훈련기간 생계비 지원, 창업지원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40대 고용대책을 내놓았지만 한계가 뚜렷하단 지적이 많았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을 보면, 정부의 직접 일자리 사업이나 취업까지 수당 지원 등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고령층이나 청년층과 달리 중년층을 겨냥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결국 경제 자체를 활성화해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가 확대되도록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용춘 한국경제연구원 고용분석팀장 역시 “산업 구조 변화로 취약계층의 일자리 충격이 더 큰 상황에서 직업교육 지원은 필요하다”며 “다만 일자리는 연쇄적으로 이동이 일어나는 만큼 취업시장에서 이미 밀려난 이들이 다시 들어올 수 있으려면 일자리의 전체 파이를 키우는 게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