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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예권 “‘콩쿠르 우승’보다.. 음악이 중요하죠”

이정현 기자I 2019.05.14 06:00:00

클라라 슈만 탄생 200주년 기념 전국 투어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 우승 후 처음
특정 레퍼토리 얽매이기보다 자유롭게 연주하고파

선우예권 피아니스트가 13일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린 ‘피아노 리사이틀 전국투어’ 기자간담회에서 로베르트 슈만의 ‘판타지 다장조’를 연주하고 있다. 클라라 슈만을 향한 애끓는 감정이 담긴 곡으로 선우예권은 “뜨거운 공허가 느껴진다”고 표현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연주자보다 음악 자체가 돋보이는 리사이틀이길 바래요.”

선우예권 피아니스트가 독일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로베르트 슈만과 클라라 슈만 그리고 요하네스 브람스를 연결하는 연주회를 연다. 제주와 광주, 부산 등 열개 도시에 이어 내달 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마무리하는 리사이틀 ‘나의 클라라’다. 그는 1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오드포트에서 취재진과 만나 “음악의 진정한 힘은 평생 소멸하지 않는 감정”이라며 “클라라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이들을 기념하는 연주회를 열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선우예권은 리사이틀에서 클라라 슈만의 ‘노투르노 바장조’로 시작해 로베르트 슈만이 클라라를 향한 갈등을 표현한 ‘판타지 다장조’ 그리고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 3번 바단조’를 연주한다. 그는 “삶에 지쳐 있거나 사랑을 시작해 행복해하는 사람, 외로움에 힘겨워하는 등 모든 이들의 감정을 위로할 수 있는 곡들”이라고 소개했다.

대중적으로 덜 알려진 클라라 슈만의 이름을 내건 것은 최근 들어 마음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선우예권은 클라라 슈만을 놓고 “알면 알 수록 흥미로운 음악가”라며 “클라라를 중심에 둔 로베르트 슈만과 브람스의 관계도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곡 자체에 매력이 넘쳤다”고 말했다.

선우예권의 이번 국내 전국투어는 2017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 우승 후 처음이다. 본인이 직접 기획해 준비했다. 그는 공연 프로모션에서 콩쿠르 우승 등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대표 문구들을 일부 제외하고 대신 세 명의 음악가를 전면에 내세웠다. “연주자로서 작곡가들에 진지하게 접근하고 싶었다”며 “음악에만 집중하고 싶은 마음에 내 개인적인 면들을 덜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한 레퍼토리에 갇히지 않은 자유로운 피아니스트로 기억되기를 바랐다. “음악 자체가 중요하지 나만의 시그니처나 레퍼토리를 정하는 건 다음이다”라며 “매해 가깝게 다가오는 작곡가들의 음악세계를 다양하게 연주해 관객이 감동케 하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선우예권의 전국 투어는 오는 16일 울산 현대예술관을 시작으로 제주와 수원, 강릉, 천안, 광주, 대구, 경주, 부산 등으로 이어진다. 내달 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무리한다.

선우예권은 이번 투어를 통해 다양한 관객과 만나고 싶다고 희망했다. “대중이 들었을 때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처럼 보이나 오히려 마음이 가득 차는 공연이 될 것”이라며 “연주를 이어오며 짙어져 가는 내 감정들을 연주에 싣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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