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되는 임원 수도 애초 예상보다 훨씬 적은 1명 내외에 그칠 것으로 보여, 검찰 수사를 받았던 임원 중 일부는 황창규 KT 호에서 중요 직책을 맡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12일 KT(030200) 안팎에 따르면 이석채 회장의 배임 혐의는 1500억 원대에서 100억 원~200억 원대로 줄었으며, 배임 혐의 역시 70억 원에서 20억 원대로 줄었다.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속여부는 오는 14일 정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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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애초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스마트애드몰(지하철 광고사업)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해 60억 원대 손해를 끼쳤고 △KT 사옥 39곳을 감정가보다 헐값에 매각해 회사 측에 피해를 줬으며 △OIC랭귀지비주얼(현 KT OIC)과 ㈜사이버MBA(현 KT이노에듀)를 KT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적정 가격보다 비싼 값에 인수해 회사에 피해를 준 점 등이 배임이라고 봤다.
하지만 이석채 전 회장에 대한 세 차례의 소환조사 이후 스마트애드몰과 사이버MBA 등은 배임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검찰 조사를 받았던 김일영 KT 사장(코퍼레이트센터장), 표현명 CEO 직무대행, 이상훈 전 G&E 사장 중 대부분은 기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임원에게 지급한 상여금 중 일부를 되돌려받는 횡령 수법으로 20억 원 안팎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와 정관계에 로비한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받은 25명의 임원 대부분을 기소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광고 부문 자회사인 KT엠하우스가 엮인 벤처기업 B사에 대한 투자 압박 및 정관계 로비 부분은 기소 여부에 끝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나타났다.
검찰 소식통은 “참여연대가 고발한 내용 대부분이 검찰 기소에서 빠질 것으로 안다”면서 “세 차례의 압수수색과 이 전 회장에 대한 세 차례의 소환조사 이후에도 별다른 범죄 증거를 찾아내지 못한 것”이라고 전했다.
◇27일 회장 선임 이후 임원 인사 예상…옛 임원 복귀 가능성도
KT는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황창규 대표이사(CEO) 회장 후보를 회장으로 선임한다. 그리고 곧바로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 수사를 받은 KT 전·현직 임직원이 8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KT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면서 올해 사업계획 확정과 함께 임원 인사가 관심이다.
KT 한 임원은 “새 회장 선임 문제로 1월에 마케팅·홍보 예산을 거의 내려보내 주지 않아 사실상 업무 휴업 상태”라면서 “2009년 2월 이석채 회장취임 때를 생각해보면 임시 주총 다음 날 바로 본사 임원 인사가 시작돼 자회사까지 1~2달 내에 마무리됐는데, 검찰 기소 임원이 줄면서 엣 임원이 복귀하거나 크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도 나온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검찰이 이번에 임원 상여금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위 임원들에게 월급이나 상여금을 실제보다 더 주고 이중 일부를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회사 운영경비를 만든 사례는 최태원 SK 회장 형제 회삿돈 횡령 혐의 사건에서도 기소됐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임원성과급(IB) 추가 지급을 통한 부외자금(139억 5000만 원) 횡령 혐의도 기소했지만, 검찰이 제출한 디지털 증거(하드디스크 저장문서)가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펀드 자금이 아니어서 증거수집의 적법성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디지털증거는 압수수색 영장 범위 내에서 출력토록 돼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 사건 때와 달리 KT의 부외자금 조성은 증거수집의 적법성에는 문제가 없는 걸로 안다”면서 “많은 회사들이 이런 방식으로 홍보나 대외관리를 위한 부외자금을 마련하는데, 검찰이 KT 사건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 관심”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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