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위는 주주총회에 추천할 새 CEO를 물색하기 위해 공모 절차를 밟을 전망인데, 공모 절차 외에도 헤드헌터나 추천위원으로부터 추천을 받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CEO 추천위가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것을 계기로 물밑에서 활동해 왔던 자천·타천 차기 회장 후보들이 좁혀지고, 언론에 거명되지 않았던 제3의 인물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T 차기 회장 후보로는 이석채 회장 사퇴 이전에 무려 12명에 달했던 후보군이 5명 내외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KT 전·현직 임원, 옛 정통부·방통위 관료, 삼성출신 경영자, 제3의 인물 등으로 분류되지만, 면면은 바뀐 것이다.
거명됐던 인사 중 일부는 죄의 유·무죄 여부를 떠나 검찰의 이석채 회장 배임·횡령 수사 선상에 이름을 올리면서 제외되는 분위기이고, 일부는 본인 스스로 고사하거나 소극적인 의사를 밝히고 있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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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출신으로는 최두환 전 종합기술원 원장(사장)이, 관료출신으로는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법무법인 광장 고문)이 급부상하고 있다.
최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 석사, 미국 텍사스오스틴 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경영자로 벨연구소 기술관리자, 한국통신 연구개발본부 연구부장, 한창그룹 정보통신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최 사장은 지난 98년 한창의 자금지원을 받아 네오웨이브를 설립했으며, 이후 네오웨이브에서 퇴직한 뒤 남중수 전 사장의 추천으로 KT에 부사장으로 복귀해 종합기술원장(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부산고 후배이고,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성장사다리펀드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벨연구소 출신인 이상훈 전 G&E 부문장(한양대 석좌교수) 역시 여전히 KT 내부 직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정치적인 행보는 거의 하지 않고 있다.
관료 출신 중에서는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법무법인 광장 고문)이 단연 선두그룹으로 꼽힌다. 청원 남일초등학교에서 6년 내내 1등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공부를 잘했고,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던 그는 지방대학교(청주대)를 졸업하고 정통부 차관까지 지낸 ‘지방대 신화’의 장본인이다. 통신정책국장, 정책홍보관리본부장 등을 거쳤으며 2004년 정통부공무원직장협의회가 한 설문조사에서 ‘베스트국장’ 1위에 선정될 정도로 신망 또한 두텁다. ICT 업계의 박근혜 후보 지지 선언에 동참한 바 있으며, KT 민영화 사업을 담당한 책임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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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출신 경영인으로는 이기태 전 삼성전자(005930) 대외협력 부회장(현 창조경제포럼 의장)이 선두다. 공기업 유전자가 있는 KT가 글로벌기업으로 혁신하려면 삼성의 머리를 빌려야 한다는 시각과 삼성의 제조마인드가 통신 서비스의 혁신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부딪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지난 주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과 만났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슈 인물로 뜨고 있다.
홍원표 삼성전자 사장(미디어솔루션센터장) 역시 KT 와이브로사업본부장으로 활동한 경험으로 여전히 입방아에 오르지만, 본인은 차기 회장 후보로 거명되는 것을 불편해하는 상황이다.
이밖에 제3의 인물로 최근 주목받는 사람은 박용관 오이솔루션 대표다. 박 대표는 서강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포드대에서 응용 물리학 석·박사를 취득한 뒤 20여 년 이상 미국에서 생활했다. AT&T와 루슨트테크놀러지의 벨연구소에서 연봉 2억 원대의 수석 엔지니어를 역임했고 세계 최대의 공학 계열학회인 IEEE에서 올해 신임 펠로로 뽑히기도 했다. 때문에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후임으로 추천했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검찰이 KT 차이나 대표를 소환조사하고 전직 차관급 인사에 비자금이 건네진 정황도 포착하면서 초기 차기 KT 회장으로 물망에 올랐던 후보들도 좁혀지는 분위기”라면서 “25일 CEO 추천위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 더 좁혀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