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세계 최대 항공사 탄생으로 기대를 모았던 AMR 자회사인 아메리칸항공과 US에어웨이스간 합병에 대해 미국 정부이 제동을 걸었다. 거대 항공사 출현으로 인한 항공요금 상승을 우려해서다.
미 법무부는 13일(현지시간) 110억달러 규모의 합병에 합의한 아메리칸항공의 모회사인 AMR과 US에어웨이스를 반독점법 위반으로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성명서를 통해 법무부는 “세계 최대 항공사가 탄생하게 되는 이번 합병은 미국시장에서 상업용 항공운송 경쟁을 약화시키고 결국 이는 승객들에게 더 많은 항공요금을 부담하게 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로 인해 합병을 통해 파산보호 상태를 벗어나려는 아메리칸항공의 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같은 미 법무부의 반대는 시장에서도 놀라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5년간 비용 절감과 손실 감축을 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항공사들간 합병을 6건씩이나 허용했던 전례를 뒤집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합병의 엄청난 규모가 법무부의 독점 우려를 야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승객 수송량에서 유나이티드항공을 앞질러 세계 1위가 되며 직원수 9만4000명에 항공기 950대를 보유하게 된다. 또 합병되는 아메리칸항공과 유나이티드, 델타, 사우스웨스트 등 4대 항공사는 미국시장의 70% 가까이를 차지하게 된다.
앞서 올 2월 AMR과 US에어웨이스는 아메리칸항공 채권자들이 새 회사 지분의 72%를 보유하고 나머지 28%를 US에어웨이스 주주들이 갖는 방식으로 합병에 합의했고, 미 법원도 이같은 합병안을 공식 승인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사 탄생을 눈앞에 뒀었다.
법무부 제소 발표 이후 뉴욕증시에서 US에어웨이스 주가는 장중 한때 11%나 폭락했고 현재도 8% 가까이 하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