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003600)그룹 회장이 최근 SK이노베이션(096770) 글로벌테크놀로지(옛 대덕 기술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연구소를 찾아 배터리 연구진의 명함을 모아 만든 패널에 남긴 글이다.
최 회장은 1박2일 일정으로 글로벌테크놀로지를 방문해 전기차용 배터리, 그린폴(Green Pol), 무공해 석탄에너지(Green Coal), 바이오 연료 등 녹색사업 현장을 둘러봤다.
지난해에는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비즈니스 서밋에서 녹색성장분과 신재생에너지 워킹그룹의 컨비너(회의 주재자)를 맡아 활약하기도 했다. 그가 녹색사업에 얼마나 역점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SK는 그룹 제3의 도약을 녹색기술로 이룬다는 전략을 갖고 실행중이다. 1980년대 유공, 1990년대 한국이동통신 인수로 정유화학과 정보통신에서 성장동력을 찾았다면 제3의 성장동력은 녹색기술에서 찾겠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환경 개선, 녹색에너지, 삶의 질 제고 등 지속가능한 성장이 최근 글로벌 경영의 핵심 요소"라며 "이들 분야에 과감히 투자해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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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사업 성과 가시화
SK의 녹색사업은 이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SK는 지난해 SK케미칼(006120) 3000억원, SKC(011790) 1300억원, SK건설 6200억원 등 녹색사업에서만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매출 목표는 1조5000억원대.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를 감안해 높여 잡았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매출 등이 가세할 경우 녹색사업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SK는 기대하고 있다.
SK는 최근 녹색기술을 기반으로 전국을 아우르는 생산 거점 구축에 나섰다. 경기 평택, 충남 서산, 충북 증평, 경북 안동, 울산, 제주 등 전국 9개 도시에 친환경, 대체에너지, 바이오 등에 걸친 20개 안팎 미래사업 성장 거점을 구축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구체적으로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충남 서산일반산업단지내 23만1000㎡(7만평) 부지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착공했다. SK케미칼은 지난 3월 울산시와 투자양해각서(MOU)를 맺고 2015년까지 600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 바이오 공장을 짓기로 했다. SKC는 지난 4월 충북 진천에 태양전지 소재 공장을 준공했다.
이만우 SK㈜ 브랜드관리실장은 "최 회장 등 최고 경영층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녹색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자원부국의 꿈` 글로벌 자원경영 박차
SK 국내 사업의 최우선 순위가 녹색기술 개발이라면 해외에서는 자원부국(資源富國)의 꿈 실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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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북예멘 마리브 광구 원유 발견으로 첫 성공을 거둔 SK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은 진출 30여년만인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SK이노베이션이 해외 석유개발에서 7771억원, SK네트웍스가 중국 북방동업의 구리 사업 등 투자로 2900여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2003년 자원개발 매출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음을 감안하면 7년 만에 10배 성장한 셈이다.
SK는 현재 16개국 26개 광구에서 5억3000만배럴 가량의 지분 원유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7~8개월 사용할 수 있는 분량. 중장기적으로는 원유를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0억배럴로 늘린다는 목표다.
계열사별로 SK이노베이션은 원유 및 천연가스, SK네트웍스(001740)는 철광석, 석탄, 구리, 아연 등 광물 개발에 각각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SK네트웍스가 브라질 유력 철광석 기업 MMX와 7억달러 규모의 대형 투자 계약을 맺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국내 철광석 자원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다.
한편 SK가 녹색사업과 자원개발에서 거둔 성과는 그룹 차원의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SK는 올해도 녹색사업 설비와 연구개발(R&D), 해외 자원개발 등에 총 1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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