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4월 04일 16시 56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둔화되고 있는 통화증가율보다 늘어나고 있는 실질통화잔고(real money balance)에 주목하고 있다. 풍부한 시중 잉여유동성을 죄는 행보에 나설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광의의 통화인 M2 증가율이 지난 1월 6.5%로, 지난 2005년 10월 6.5%를 기록한 이후 5년 3개월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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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M2를 소비자물가로 나눠 지수화한 실질M2는 기준점인 지난 2001년 100보다 무려 70%나 높은 170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특히 150에 못미치는 실질GDP와의 갭도 계속 벌어지고 있는 상태다.
중요한 것은 이처럼 시중 유동성을 나타내는 여러 지표들 가운데 한국은행이 실질M2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대목이다.
실제 한국은행은 지난주 발표했던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시중 유동성 총량의 과부족 여부는 변화추세를 나타내는 통화증가율보다 실질통화잔고로 판단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최근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통화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경기가 살아나도 금융위기 이후 과도하게 축적된 유동성이 조정세를 보이고 있는 탓"이라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결국 통화증가율로서는 최근 유동성을 설명하기 어렵고 이런 점에서 실질M2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금융위기 직후 앞으로 자금사정이 빡빡해질 것을 우려한 기업이나 금융기관이 통화당국의 유동성 지원때 자금을 쌓아뒀다가 경기 회복기에 이를 활용한다. 이 때문에 최근 좋은 경기하에서도 통화량 자체가 늘지 않을 뿐 시중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도 "실질 M2잔고와 실질 GDP간 격차가 대규모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의 영향으로 계속 벌어지고 있어 잉여유동성 관리 필요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점쳤다.
한은 관계자는 "실질M2가 물가 상승압력으로 이어지는지 경험적으로 분명하게 입증되진 않았지만, 여전히 GDP에 비해 실질M2가 넉넉하다는 점은 중요한 정책변수중 하나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한국은행 관계자도 "최근 금융시장 분위기를 보면 대외자금 유입까지 겹쳐 유동성의 힘에 의해 시세가 올라가는 모습"이라며 "여러 수단을 통해 유동성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듯하다"고 말했다.
꾸준한 기준금리 인상과 절도있는 지준 관리 등 앞으로 시중 유동성 죄기가 어떤 경로로, 얼마만큼의 강도로 나타날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